임종룡 금융위장 "대우조선 사채권자, 합리적 결정 당부"
임종룡 금융위장 "대우조선 사채권자, 합리적 결정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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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금융위

"기관투자자에 최대한의 방안 제시"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을 결정지을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대우조선해양이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의 방안을 제시했다"며 "회사채, CP 투자자들의 합리적 결정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투자자 설득을 위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에게 '회사채 및 CP 상환을 위한 이행 확약서'를 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은 그간 대우조선해양 자율적 구조조정의 전제로 이해관계자의 채무재조정 동참을 요구해왔다. 이미 시중은행은 지난 12일 무담보채권의 80% 출자전환, 20% 만기연장과 신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지원에 합의한 상태다.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CP 투자자가 무담보채권의 50% 출자전환과 나머지 채권의 만기연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대우조선해양은 법정관리의 일환인 P플랜(프래패키지드플랜)에 들어가야 한다.

임 위원장은 "자율적 구조조정의 성패는 사실상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결정된다"며 "사채권자 집회에서 부결됐을 때 시장 불안을 신속히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대우조선해양의 P플랜을 가동할 계획으로, 현재 P플랜에 대한 실무 준비를 마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간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대우조선해양은 총 34개 기관투자자 대부분과 두차례 이상의 면담을 진행했으며, 2000명의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대우조선해양 전담 테스크포스(TF)를 통해 개별적으로 대면 접촉을 시도해왔다. 최근 일부 기관투자자가 채무조정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대부분은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금융위는 면담 과정에서 일부 기관투자자가 채무재조정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며 △채무조정 논의 연기 △전환가액 하향 조정 △상환유예분 상환 보장 등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같은 요구는 법률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이날 원칙과 법률상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채권 상환을 위한 이행 확약서를 국민연금 및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냈다.

임 위원장은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입장에서 사채권자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장치를 정한 것"이라며 "기관투자자 역시 관리자로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불확실성 줄이기 위한 자율적 구조조정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양쪽의 노력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확약서에는 잔여채권의 각 상환기일 전월말에 다음 상환기일에 상환할 원리금 전액을 별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고, 별도 계좌에 회사채 및 CP 청산가치(6.6%)인 약 1000억원을 입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부 투자자가 우려하는 청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지금 시점에서의 청산가치 이상을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두 국책은행은 만기연장 회사채의 최종 상환기일까지 신규자금 지원 기한을 유지하고, 자금이 부족하다면 신규자금 지원분 2조9000억원 범위 내에서 회사채 상환을 해주기로 했다. 오는 2018년부터 매년 대우조선을 실사해 대우조선해양이 회사채 상환 능력이 있다고 확인되면 잔여 채권을 조기 상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국민연금의 결정에 대해 "전혀 예측하거나 정보를 갖고 있는 게 없다"며 "다만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시중은행이 모두 (자율적 구조조정안에) 동의한 만큼 최선의 방안으로 합의가 됐으면 한다. 모두 각자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에 동의하더라도 다른 사채권자가 동참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회차별로 사채권자의 3분의 2가 동참해야 가결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이 제일 큰 채권 규모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민연금만 동참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채권자에게도 똑같이 설득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오늘 중에도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설득 노력을 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를 비롯한 투자자 설득이 내일 아침 10시 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이 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발주계약 취소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주요 선주를 대상으로 사전 설명과 주채권은행 협조요청문(컴포트 레터·comfort letter)을 발송할 준비를 해뒀다.

임 위원장은 선박 발주 취소에 따라 물어줘야 하는 RG콜 발생 여부에 대해 "실사법인 추정에 의하면 8척 정도가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데, 이 부분은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다"며 "그 불확실성 때문에 가급적이면 자율적 구조조정이라는 합의 절차에 맞췄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계부처는 강도 높은 인력구조조정, 협력업체의 일시적 자금부족 가능성에 대비한 실업·지역경제 충격 완화 방안을 준비할 것"이라며 "오늘 중으로 관계부처가 참석하는 산업경쟁력강화 분과회의, 기업구조조정분과회의를 연속적으로 개최해 만반의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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