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주총 시즌…오너 2·3세 '경영 전면으로'
제약업계, 주총 시즌…오너 2·3세 '경영 전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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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기자] 제약업체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화됐다. 이번 주총의 화두는 '오너 2·3세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이를 통해 오너 일가의 가족 경영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차남 임종훈 전무가 지난 10일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 전면으로 등장한 데 이어 오는 24일에는 오너 3세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은 창업주 2세인 고(故) 허영섭 회장의 삼남으로 허일섭 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조카다. 허 부사장의 둘째 형은 허은철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허 부사장이 등기임원으로 등재되면 회사는 가족 경영체제를 갖추게 된다.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는 경기도 용인의 본사 목암빌딩에서 각각 오전 10시, 11시 주총을 개최한다.

앞서 한미약품도 오너 2세 임종훈 전무를 이사회 임원으로 합류시키며 경영권 승계 과정에 들어갔다. 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에 이어 오너 2세로는 두 번째 등기임원 등재다. 임 전무는 한미약품의 관계사 한미IT가 100% 출자한 의료기기 유통관리 회사 온타임솔루션 대표로, 그동안 경영정보 분야에서 업무를 맡아 왔다.

대웅의 경우 24일 주총을 열고 윤재승 대표이사를 재선임하고, 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종근당홀딩스는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R&D) 전문가를 영입하며 관련 분야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17일 주총을 열고 지난달 20일 녹십자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병건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병건 전 대표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라이스대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2004년 녹십자 개발본부장으로 영입돼 신약 개발 연구를 총괄해왔다.

회사 측은 아직 이 전 대표의 직책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전 대표가 제약·바이오 분야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만큼 종근당에서도 같은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파이프라인이 다르기 때문에 완전히 똑같은 업무를 맡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범 바이오 분야에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가진 인재이기 때문에 바이오 수장으로서 활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녹십자에서 연구·개발을 주도하며 백신·혈액제제 등의 사업을 육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기존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11일이었지만, 일신상의 사유로 중도 퇴임한 바 있다. 종근당은 같은 날 김기원 현 종근당 개발본부장도 사내이사로 신규 임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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