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4월까지 은행권 CEO 줄줄이 임기만료…탄핵정국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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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銀·NH농협금융 '재신임' 유력수출입銀 '첫 내부출신' 기대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4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차기 CEO가 결정된 가운데, 수출입은행과 KEB하나은행, NH농협금융지주도 잇따라 새 수장을 맞을 준비 작업에 돌입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내달 4일 임기 만료를 앞둔 데 이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내달 31일,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4월28일 임기가 끝난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임기 만료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 이렇다할 하마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수출입은행장의 경우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하는 인선 특성상, 그동안 경제관료나 정부 쪽 인사가 발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내부 출신이 후임 행장에 오를 것이라는 가능성만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역대 수출입은행장 가운데 내부 인사가 오른 사례는 전무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인선에 대해 들리는 얘기도 없고, (통상적인 경우와는 분위기가)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 출신 행장이 결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은행 안팎으로 꾸준히 나오고는 있는데, 워낙 정치적 상황이 불확실해 쉽게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행장 인사를 보류하고 홍영표 전무(수석부행장)가 행장 대행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IBK기업은행의 경우도 지난해 12월 행장 인선이 늦어지며 수석부행장 대행 체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가, 내부 출신이었던 김도진 당시 부행장이 행장에 오르는 쪽으로 정리됐다.

KEB하나은행장의 경우 함영주 현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지난 2015년 9월 초대 통합은행장에 오른 이후 재임 기간이 1년6개월로 다소 짧은 데다, 전산통합, 노조통합 등 실질적으로 두 조직과 시스템을 결합시키기 위한 절차를 무난히 밟아왔다는 점이 큰 가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은행 당기순이익이 1조3872억원의 호실적을 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최근 KEB하나은행 임원 인사에 최순실씨가 개입한 정황이 밝혀진 점은 변수다.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인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최고 경영진을 특검에 고발했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 인사 시스템이 정치권 논란과 밀접하게 얽힌 모양새라, 향후 CEO 및 임원 인사 과정에도 변수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정대로라면 하나금융은 조만간 그룹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추천 절차를 밟는다.

4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은행에 쌓인 부실여신을 털어내는 '빅베스(Big Bath)'를 과감히 단행하면서, NH농협은행의 해묵은 숙제를 다소 풀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영향으로 상반기에는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 누적 기준으로 흑자전환하면서 실적에 대한 부담감도 덜었다.

더욱이 '조기 대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라, 그간의 관행대로 현 정부의 관료 출신을 새 CEO로 앉히는 것보다는 이미 안정 체제에 접어든 김 회장에게 당분간 조직을 더 맡기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라, 인사 과정에서 최대한 안전한 선택을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연임 여부와는 별개로, NH농협금융이 출범한 이후 임기를 모두 채운 역대 회장이 단 한명도 없었던 탓에 사실상 김용환 회장이 임기를 모두 완주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서 차기 신한금융 회장에 조용병 내정자, 신한은행장에 위성호 내정자가 각각 낙점됐으며, 민선 1기 우리은행장에는 이광구 현 행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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