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매출채권 담보로 한진해운에 6백억 지원 결정
대한항공, 매출채권 담보로 한진해운에 6백억 지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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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긴급 이사회 의결…조양호 회장 사재 4백억 합쳐 1천억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대한항공이 우여곡절끝에 한진해운에 6백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21일 오후 7시30분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6백억원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 대란 해소를 위해 지원되는 6백억원은 관련 절차가 완료되는 즉시 집행될 예정이다.

이로써 한진그룹은 당초 발표한대로 지난 13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4백억원과 이번에 대한항공이 지원하는 6백억원 등 총 1천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하게 됐다.

이번 지원은 진통에 진통을 거듭한 끝에 결정됐다.

당초 대한항공 경영진은 한진해운이 보유한 롱비치터미널의 지분을 담보로 6백억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선지원후 추후에 담보를 설정할 것을 이사회에 제안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수백억원을 지원했다가 회수하지 못할 경우 배임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사회는 그러면서 롱비치터미널 지분에 담보를 먼저 설정하자는 조건으로 달았다. 하지만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잡으려면 한진해운이 이미 담보 대출을 받은 6개 해외 금융기관과 또 다른 대주주인 MSC(보유 지분 46%)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다시 표류했다.

이런 가운데, 화물 운송지연 등에 따른 한진해운의 손해배상채권액이 1조원대에 이르게 되고 미지급 용선료도 불어나 한진해운의 빚이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 청산의 길을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에 이어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진해운 사태를 질타하면서 분수령을 맞게됐다. 대통령까지 나서 한진그룹에 압박을 가하고 나서자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난 8일부터 5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이날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6백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미수금 운임이 대부분인 매출채권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당시 2억달러(약 2천228억원) 규모. 매출채권은 받지 못하는 채권이 있는 등 담보 가치를 산정하기가 어려워 6백억원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날 산업은행도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지원 금액을 확정하면 나머지 부족분을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한진해운 살리기' 차원의 자금지원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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