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인상설' 재부상…美 금리 경계에 공포지수 급등
'9월 인상설' 재부상…美 금리 경계에 공포지수 급등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개월 반만에 최고치…22일 미국 FOMC '촉각'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올해 국내외 금융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혀온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다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증시 내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전장 대비 5p 가량 급등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과 돌발 변수로 떠오른 북핵 리스크도 악재로 작용했다.

▲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 9월5일~12일 추이. 단위: p, % (자료 = 키움증권 HTS)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VKOSPI는 이날 16.57로 마감해 올해 6월28일(17.39) 이후 약 2개월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VKOSPI는 코스피 급락 시 반대로 급등하도록 설계돼 있어 '공포지수'로 통한다. 전고점을 기록한 지난 8일(2063.73) 이후 코스피지수는 2거래일간 급락세를 이어가며 이날 12일 1991.48로 마감했다. 지난 7~8월 순매수 행진에 나서며 코스피지수의 상승을 주도한 외국인은 단 2거래일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2351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 美 금리인상 우려 고조…중앙은행들 '눈치보기'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22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우려가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장에선 '12월 인상설'이 강한 지지를 받고 있으나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적 스탠스가 강해진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연설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너무 늦추는 것은 부동산 시장 등 일부 자산시장이 과열될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를 볼 때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정책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는 이 같은 '눈치보기'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상승랠리가 각국 정책 모멘텀과 무관치 않은 만큼 유동성 경색 우려가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8일(현지시각)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9월 통화정책회의가 끝난 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하고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 시기 연장에 대해서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내년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1.7%에서 1.6%로 0.1%p 하향 조정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종전(1.6%)보다 0.1%p 높은 1.7%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내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우려되지만, 현재로서는 유로존 경기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실제 ECB의 양적완화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 통화 정책 기대감이 다시 올라올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 '리콜사태' 삼성전자…북한 리스크도 맞물려

▲ 삼성전자 종가 기준 주가 추이. 단위: 원 (자료 = 한국거래소)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 또한 코스피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04%에 달한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6.98% 내린 146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12일 하루 새 각 302억원, 699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쏟아진 물량은 개미들이 모두 소화했다. 이들 개인 투자자가 소화한 물량은 무려 966억원 어치에 육박했다.

삼성전자의 타격에는 자체 리콜 결정 뿐만 아니라 각국 중앙정부기관들의 잇따른 갤럭시7 반입 금지 처분이 주효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지난 8일 갤럭시 노트7을 기내에서 사용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 항공사들도 갤럭시 노트 7의 사용 및 수화물 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북한 리스크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북한은 지난 9일 오전 풍계리 인근에서 핵탄두 위력 판정을 위한 제5차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추진키로 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전략담당 연구원은 "과거 북한 핵실험의 영향력은 평균 단기적이고 제한적이었다"면서 "다만, 연휴효과 또는 외부악재와 결합 시 여파가 평균 수준을 상회했다"고 진단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북핵 이슈는 경험상 장기화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볼 수도 있지만 현재 국내 증시 상대 벨류에이션(가치)은 여전히 바닥권"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