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이진무號 가격인하 초강수…'눈물겨운' 속사정?
KFC 이진무號 가격인하 초강수…'눈물겨운'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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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KFC코리아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실적부진에 신음하는 KFC코리아 이진무 대표의 청사진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외식업에 닥친 불황 타개책으로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8% 전격 인하했다. 뿐만 아니라 가성비를 극대화한 '매직박스' 출시,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등을 펼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최대 18% 가격인하…카카오와 콜라보 등 실적개선 총력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초 취임한 이 대표는 지난달 초부터 KFC의 주요 제품 가격을 내렸다. 대표 메뉴인 '징거버거' 세트는 6700원에서 5500원으로 18%, '타워버거' 세트는 7400원에서 6300원으로 15% 내렸으며 치킨 역시 1조각당 가격을 2300원에서 2000원으로 13% 낮췄다.

이렇듯 대대적인 가격인하 뿐만 아니라 KFC는 4900원으로 버거와 치킨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KFC 매직박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KFC관계자는 "이 제품은 일반 패스트푸드 경쟁자들의 세트 구성과 달리 버거 제품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치킨, 스낵, 음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현재 가성비 甲 이라는 별명을 얻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KFC에 따르면 'KFC 매직박스'는 지난 7월 출시 후 한달간 약 100만개를 판매해 전년 동기간 대비 매출이 15%가량 올랐으며, 이에 고객 수도 약 20% 늘었다.

▲ KFC-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 & 매직박스 (사진 = KFC코리아)

이와 더불어, 최근 KFC는 카카오프렌즈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KFC 매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시리즈한정판 스페셜 에디션 인형을 판매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카카오프렌즈 시리즈'는 KFC 매장에서 3000원 이상 제품 구매 고객 대상으로 총 5종의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인형을 각각 6000원에 1인당 5개까지 판매했다.

이 역시도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KFC와 카카오프렌즈의 콜라보가 출시 2시간 만에 '품절대란'이 일어난 것이다. 해당 인형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섰으며, 이미 일부 점포에서는 품절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외 KFC는 최근 배달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현재 60여개만 있는 딜리버리 서비스 매장도 추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KFC치킨 제품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KFC 치맥 매장을 내달 안에 5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매장 리모델링 및 신규 점포를 약 30여개 추가적으로 오픈 할 예정이며, 인력 채용 역시 10% 이상 늘려 고객들에게 최상의 맛과 서비스를 아낌없이 제공할 예정"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 커지는 비용부담…몸집 불린 후 매각?

이 대표의 이같은 노력으로 KFC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시장에 떠도는 매각설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이진무 KFC코리아 대표이사 (사진 =KFC코리아)

사실 지난 2014년 두산그룹에서 유럽계 사모펀드 CVC에 매각된 KFC는 복잡한 지배구조가 얽혀있는 등 말못할 속사정이 있었다.

CVC는 국내에 특수목적법인(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을 만들고,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가 SRS코리아를 인수하는 구조를 짰는데, 이 과정에서 인수대금 1000억원 중 815억원을 네덜란드에 위치한 CVC의 외식전문 투자펀드(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아시아B.V)에서 빌린 것이다.

이는 인수합병(M&A)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인수대금을 조달하는 차입매수(LBO)를 즐겨 쓰는 사모펀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셈이다.

차입매수 이자가 8%에 달한데다 9년 거치 일시상환이라는 조건이어서 매년 이자 부담만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KFC코리아가 미국 본사에 매년 지급하는 로열티도 연간 100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KFC는 이자부담과 실적 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실제 지난해 SRS코리아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84%(58억원) 급감했다. 여기에 SRS코리아의 실적이 포함된 레스토랑인베스트먼트코리아의 연결기준 실적으로는 지난해 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시장 상황은 더 악화된 것이다.

때문에 KFC는 두산그룹에서 사모펀드인 CVC캐피탈로 인수된 이후로도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돼왔다. 이에 이 대표는 "하루빨리 실적을 회복해 지속할 수 있는 성장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매각설에 부인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KFC가 제품 가격을 단번에 내린 것도 점유율을 유지하고자 하는 고육책으로 보인다"라며 "일단 몸집부터 불린 후, 매각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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