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2월 '선강퉁 시대' 개막…기대반 우려반
이르면 12월 '선강퉁 시대' 개막…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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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 간의 교차거래 시스템인 선강퉁(深港通)이 올해 안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본격적인 준비 절차에 돌입하면 늦어도 올 12월엔 선강퉁의 시대가 열린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선강퉁 실시방안이 비준됐다고 밝혔다. 선강퉁은 2003년 7월 적격외국인투자자(QFII), 2011년 7월 위안화 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2014년 11월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도입에 이어 중국 정부가 취하는 4번째 증시 개방조치다.

선강퉁을 통해 중국 증시는 홍콩, 상하이, 선전 등 3개 거래소의 유기성을 확보하게 된다. 또 중국인이 아닌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선전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주식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게 된다.

해외투자자들은 선전증시 1700여개 종목 가운데 880여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보기술(IT)(20.7%), 산업재(19.7%), 경기소비재(16.2%), 소재(13.7%), 금융(10.6%), 헬스케어(8.8%), 필수소비재(7.0%), 유틸리티(1.7%), 에너지(1.3%) 등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다수의 기업이 상장돼 있다.

선강퉁과 후강퉁의 총 투자한도 제한도 폐지됐다. 다만, 일일 거래한도는 후강퉁과 동일하게 심천 130억위안(2조1000억원), 홍콩105억위안(1조7000억원)으로 뒀다.

전문가들은 선강퉁 시행이 한동안 모멘텀이 부족했던 중국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심천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블루칩이나 성장성이 큰 종목들, 특히 A(심천)-H 동시 상장 종목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강퉁 시행으로 총 1072개의 A주 종목이 해외투자자들에게 개방되며, 이는 중국의 전체 A주 종목수의 50% 이상, 시가총액의 70% 이상에 달하는 규모"라며 "중장기적으로는 5년 뒤인 2020년에 중국 주식시장의 완전 개방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선강퉁 도입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 종목으로 세계적인 전기차업체인 BYD, 중국 1위 영화배급업체인 완다시네마, 애니메이션 기업인 알파애니메이션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이미 지난 2014년 후강퉁이 도입됐을 당시 유동성 유입 효과와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상하이 증시 지수가 5000대까지 폭등했다 반 토막 수준으로 꼬꾸라진 선례가 있어 주의도 요구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후강퉁으로 과도한 유동성랠리의 후폭풍을 이미 경험했던 투자자들은 유동성 버블 데자뷰(Dejavu)를 재현하지 않을 것"이라며 "3~4분기 중국 증시에서 중요한 화두는 '차별화'가 될 것이다.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무분별한 개별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선강퉁이 중국 증시 흐름을 크게 좌우하지는 못할 것이란 의견도 내놨다. 레이먼드 마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매니저는 "선강퉁은 상당히 오랜 기간 예상됐던 결과"라며 "후강퉁이 이미 시행되고 있어 선강퉁이 시장에 강력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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