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KT&G 호실적이 증명한 '담뱃세 논란'
[초점] KT&G 호실적이 증명한 '담뱃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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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팔라진 내수담배 판매 회복세…정부 세수 2배 '껑충'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국내 유일의 담배 제조·판매사인 KT&G가 지난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담뱃세 인상을 둘러싼 논란이 재차 가열되고 있다. '금연 정책'으로 내세운 정부의 담뱃세 인상이 결국 서민들의 주머니만 터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

여기에 최근 국내 담배 판매량이 다시금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민을 볼모로 한 증세'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KT&G가 발표한 지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한 353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5.4%와 11.9% 늘어난 1조880억원과 291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KT&G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실적도 매출 1조913억원, 영업이익 3930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매출 9924억원, 영업이익 2796억원)를 크게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수출담배 단가인상, 제품 믹스 개선, 주력 홍삼제품 판매 호조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내수담배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 표=sk증권

김승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 담배는 지난해 1분기 일회성 유통이익 반영으로 인한 역기저 효과로 매출액이 25.5% 감소했으나 판매량이 47.8% 늘어나 담배가격 인상 이전 수준으로 소비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듯 내수담배 부문의 빠른 수요 회복 및 ASP 상승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국내 전체 담배시장 규모는 177억본으로 전년 동기대비 47.8% 성장했다. 담배가격인상 이전인 지난 2014년 1분기 때의 194억본에 비하면 13.3% 가량 감소했지만, KT&G의 올 1분기 시장점유율(M/S)이 지난해 1분기 56.6%에서 59.5%로 2.9%p 상승한 만큼, 소비량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정부의 담뱃세 인상을 통한 금연정책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은 353억969만1400개비로 지난해 상반기(310억679만6000개비)보다 1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상반기 400억6554만9000개비였던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초 정부가 담뱃세를 올리면서 급감했지만 올 들어 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담배 소비는 연초 금연결심 등으로 인해 상반기에 줄어들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데다, 담배는 가격탄력성이 낮아 처음엔 효과가 있지만 (가격에 대한) 면역 효과가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원래대로 복귀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초 시장에서는 10여년 가까이 2500원이던 담뱃값을 2000원의 단발적 가격 인상은 단기적 효과에 그칠 뿐,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었다"며 "실제 정부가 국민건강을 위한가면 8000원 정도로 대폭 올리는 등 좀 더 과감한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추론인데, 이러한 단발성 인상은 결국 '세수 증대'라는 목적이었다는 걸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 담뱃세 인상으로 정부는 막대한 세수를 올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걷힌 담뱃세(국세, 지방세, 건강증진부담금 등)는 총 10조5340억원으로 2014년(6조9372억원)에 비해 51.3%(3조5608억원)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담배 한 갑에 붙는 세금이 1550원에서 3323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이 외에도 담뱃갑 경고그림 부착, 학교절대정화구역 내 소매점 담배광고 금지 및 범위 확대, 금연지원 서비스 확대 등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나, 외국의 사례 등을 볼 때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담뱃갑 경고그림이 흡연율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0.088%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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