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파나마운하 확장개통, 현대·한진 '호재'?
[초점] 파나마운하 확장개통, 현대·한진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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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준공식을 갖고 개통된 대서양 연안의 파나마운하. (사진=파나마운하청)

미주 셰일가스·원유수입 기회…공급과잉 운임 하락 우려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새 운하가 지난 26일 확장개통됐다.

이번 확장개통으로 전 세계 해운업의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조조정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게 호재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으로 통과가능 선박은 5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에서 1만3000TEU급으로 확대된다.

통과선박량은 1만34000척에서 2배가량 증가하고, 해상물동량 역시 2억2000톤에서 30%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914년 문을 연 파나마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최단거리(64km)로 연결하는 수로다. 파나마정부는 2007년부터 총 5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운하의 확장공사를 추진해 왔다.

확장개통으로 아시아-수에즈-미주동안 노선이 아시아-파나마-미주동안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운송기간과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특히 극동-미서안항까지 해상 운송해, 철도로 미국동안까지 내륙 수송하는 미국 MLB 물동량을 파나마운하가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확장개통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그동안 접촉하지 못했던 미국 셰일가스 및 베네수엘라 원유를 수입할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중남미 신항만 건설에도 참여할 수 있게 돼 파나마운하 확장은 호재"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미주노선에 경쟁력이 있다"면서도 "다만 1만2000TEU~1만4000TEU급 대형선박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보유한 대형선박은 1만3000TEU급으로 각각 10척, 9척에 불과하다. 이들 선박도 유럽노선을 운항해 미주노선에는 5000TEU이하 선박만이 이용되고 있다.

반면 머스크와 MSC로 구성된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 '2M'은 1만3000TEU이상 선박이 198척(지난 4월 기준)에 달해 4대 얼라이언스 중 가장 많다. 7500TEU~1만3000TEU 선박도 389척이다.

2M과 해운 얼라이언스의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오션' 역시 1만3000TEU이상 선박 198척, 7500TEU~1만3000TEU 선박 437척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매출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미주노선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현대상선은 2M 가입을 위한 본격 논의 중에 있어 합류가 성사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2M은 시장점유율이 낮은 북미항로를, 현대상선은 대형선박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은 대형선박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THE Alliance(디 얼라이언스)'에 속해 있어 선박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선주협회는 케스케이딩 효과(기존 파나마운하 통항선박들이 다른 항로로 전배되는 현상)와 미주 항로 공급과잉 등으로 전 세계 해운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파나마운하를 운항 중인 5000TEU급 이하 선박이 아시아역내 항로로 전배(전환배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 항로에 선박이 늘어나면 경쟁이 치열해 운임 하락은 불가피하다.

김우호 KMI 해운해사연구본부장은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라 2017년까지 물동량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공급은 캐스케이딩으로 17%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과잉으로 미동안 운임하락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국내 해운사들이 대형선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선박펀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캐스케이딩으로 인한 운임하락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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