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잃은 CJ, '경영권 어디로'…이재현 등기이사직 사퇴
수장 잃은 CJ, '경영권 어디로'…이재현 등기이사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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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 사퇴가 확정되면서 CJ그룹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현재로서는 공동 회장직을 맡고있는 손경식 회장이 경영을 이어간다고 해도 그간 M&A 등 중대한 결정을 해온 이재현 회장의 뒤를 잇기엔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손 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의 행보보다 대외협력 업무에 더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며 80대를 바라보는 고령의 나이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그룹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채욱 부회장도 최근 폐 건강이 악화되면서 병원에 입원하는 등 잇단 건강 문제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은 18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신현재 CJ주식회사 경영총괄 부사장,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을 각각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던 이 회장은 2013년 신장이식 수술로 입원한 후 순차적으로 CJ E&M·CJ오쇼핑·CJ CGV, CJ대한통운·CJ올리브네트웍스의 등기이사에서 사퇴해왔다. 건강 악화로 경영 일선의 업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이 날 지주사인 CJ주식회사와 핵심 계열사이자 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 자리를 마지막으로 내려놓게 됐다.

이 회장은 1994년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등재된 이후 회사를 종합생활문화그룹으로 변신시키며 20배 이상 키웠다.

그가 20여년간 유지해온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으면서 CJ그룹의 향후 경영구도는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경영권을 물려주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이 회장의 딸 이경후(31) 씨는 남편 정종환(36) 씨와 함께 CJ그룹 미주법인에서 일하고 있으며, 아들 이선호(26) 씨는 CJ제일제당에서 근무 중이다. 이경후 씨와 이선호 씨는 최근 각각 부장, 과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CJ올리브네트웍스 보유 지분 전량인 14만9667주(지분율 11.35%)를 이경후 씨와 이선호 씨 등에게 증여했다.

이로써 이선호 씨는 지분율이 15.84%로 증가해 그룹 지주사인 CJ주식회사에 이어 CJ올리브네트웍스의 2대 주주가 됐다. 현재 이선호 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 외에 CJ E&M 지분 0.68%도 보유하고 있다.

이경후 씨는 CJ올리브네트웍스(4.54%), CJ주식회사(0.13%), CJ E&M(0.27%), CJ제일제당(0.15%)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결국 CJ는 당분간 손경식 회장과 이채욱 부회장이 이끄는 그룹경영위원회가 중심을 이루며 계열사별 '책임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업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대법원에 재상고하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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