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 44개월째 최장흑자…수출부진 심화
10월 경상수지, 44개월째 최장흑자…수출부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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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저유가 지속으로 10월 경상수지가 유례없는 44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경신했지만, 수출입감소세도 이어지면서 불황형 흑자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 부진과 석유류 이외 물품의 단가도 하락도 수출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전월(105억4000만달러)대비 다소 축소된 8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 3월 이후 44개월 연속 흑자로, 역대 최장 기록이다.

◇상품수지 흑자폭 100억달러 넘었지만…석유류 제외 수출도 크게 부진

이달에도 저유가에 따른 단가 하락 등으로 수출입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의 양상을 이어갔다. 국제수지 기준 10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7% 감소한 474억4000만달러, 수입은 14.7% 급감한 36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의 흑자규모는 전월(120억4000만달러)에 이어 10월(107억4000만달러)에도 100억달러를 넘어선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유가 영향을 제외할 경우 수출 감소폭이 수입보다 오히려 더 컸다. 석유제품을 제외한 통관기준 수출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13.2% 감소한 반면, 수입(에너지류 제외)은 5.2% 감소에 그쳤다. 전체 수출 역시 전년동기대비 15.9% 감소한 434억3000만달러로 전월(-8.4%)대비 감소폭이 두배 가량 뛰었다.

주력 수출항목 중 정보통신기기는 전년동월대비 35.1% 급증했으나, 선박(-63.2%)과 석유제품(-45.1%), 철강제품(-23.4%), 디스플레이 패널(-21.8%), 가전제품(-19.8%) 수출은 일제히 줄었다. 승용차(-2.2%)와 자동차부품(-7.5%)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역 별로는 중남미(-34.4%)와 일본(-25.7%), 중동(-25.5%), EU(-12.5%), 미국(11.5%), 동남아(-10.5%), 중국(-8.0%)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했다.

황상필 한국은행 국제수지팀장은 "유가 하락이 수출입 감소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며 "세계 경기 부진과 단가 하락 등으로 수출 여건이 안좋아지면서 철강이나 반도체 등의 주력 품목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적자폭 다소 늘어…지재권사용료 지급·출국자수 확대

서비스수지의 경우 10월 19억9000만달러 적자로 전월(-17억3000만달러)대비 적자폭이 다소 확대됐다. 주로 지식재산권사용료가 지급되는 4분기에 들어서면서 지재권사용료수지 적자폭이 9월 2억6000만달러에서 10월 6억80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소강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여행수지는 10월 출국자수가 크게 늘면서 전월(-7억1000만달러)대비 다소 악화된 8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0월 국내 입국자수 138만3704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 늘어 회복세를 이어갔으나, 출국자수는 21.2% 급증한 173만5308명을 기록했다.

운송수지의 경우 글로벌 경기 부진의 여파로 전월 1억1000만달러 흑자에서 2000만달러로 축소됐다. 건설수지 흑자폭은 7억9000만달러 전월보다 8000만달러 늘었다. 가공서비스 수지는 전월(-4억6000만달러)과 비슷한 4억5000만달러 적자, 기타사업서비스 수지는 2억달러 가량 축소된 9억4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본원소득수지는 이자소득과 급료 및 임금 부문이 줄면서 전월(7억4000만달러)대비 축소된 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자소득은 전월보다 1억달러 감소한 4억달러, 배당소득은 1000만달러 증가한 2억4000만달러로 나타났다. 급료 및 임금의 경우 전월 1000만달러 흑자에서 10월 4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증권투자 65% 확대…환율 하락에 외환보유액 증가폭 4배 늘어

금융계정 유출초 규모는 전월(105억4000만달러)대비 소폭 확대된 110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주식투자가 5억7000만달러 유입초에서 17억9000만달러 유출초로 돌아섰고, 부채성증권 투자는 31억9000만달러 유출초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15억9000만달러 유출초에서 6억달러 유입초로 전환됐다. 국내 부채성증권은 27억3000만달러 유출초로 나타났다.

해외직접투자가 줄면서 직접투자 유출초 규모는 전월(46억1000만달러)에서 35억달러로 소폭 축소됐다. 파생금융상품은 8억1000만달러 유입초를 시현했다.

기타투자의 유입초 규모는 금융기관의 대출 확대에도 해외예치금 회수가 늘면서 전월(4억달러)대비 두배 이상 확대된 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을 배제한 외환보유액의 변동을 나타내는 준비자산은 전월대비 22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9월에는 5억7000만달러 가량 보유를 늘렸다. 10월중 원·달러 환율은 전월평균(1194.5원)대비 50원 이상 하락한 1142.3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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