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기업 체감경기 악화…'블프 효과' 소멸·테러 영향
11월 기업 체감경기 악화…'블프 효과' 소멸·테러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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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기준 미미한 회복세…12월 BSI 전망치도 하락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지난달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이어갔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8~9월 수준으로 뒷걸음질쳤다. 프랑스 파리 테러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과 함께 전기전자, 철강 업종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비제조업도 정부 주도의 소비진작 행사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10월 1~14일)' 효과가 사라지고 분양시장 위축으로 체감 경기에 타격을 입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16일부터 23일까지 제조업 1748개, 비제조업 1123개 등 전국 2871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제조업의 11월 업황BSI 실적치는 전월보다 3p(포인트) 하락한 68로 나타났다. 지난 8월, 9월과 동일한 수치다. 12월 전망의 경우 전월(70)대비 1p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100보다 낮으면 나쁘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1월에는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우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그 비중도 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 자료=한국은행

조사에 앞서 발생한 파리 테러 사건이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박동화 한은 기업통계팀 차장은 "BSI가 심리지표이다 보니 13일 파리 테러의 영향이 반영됐다"며 "LCD 가격 하락과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에 따른철강재 과잉공급 등으로 관련 업종 심리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기업의 BSI가 전월대비 6p 급락한 69에 그쳤고, 내수기업도 2p 하락한 67을 기록했다. 기업 규모 별로 보면 중소기업은 3p 내린 63, 대기업은 2p 하락한 72로 일제히 부진했다.

제조업의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23.8%)이 가장 많았으나 비중은 2.6%p 줄었고, 불확실한 경제상황(19.9%)은 0.9%p 늘었다. 경쟁심화(13.3%)와 수출부진(9.1%), 환율(7.2%), 자금부족(5.8%)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비제조업의 업황BSI 실적치는 전월대비 4p 내린 70으로 역시 8~9월과 같은 수치로 내려앉았다. 11월을 바라보는 업황 전망은 전월보다 2p 하락한 71에 그쳤다.

박 차장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종료로 도소매업종의 체감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해상운임이 좋지 않아 여객운수업종도 영향을 받았다"며 "건설의 경우 분양시장 위축과 주택담보대출 심사조건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월중 주말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여가서비스 업종 부진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비제조업은 내수부진(22.1%)을 경쟁심화(16.3%)를 가장 큰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15.3%)을 선택한 응답은 2.5%p나 늘었다. 자금부족(7.8%)과 인력난·인건비상승(6.8%), 정부규제(4.6%)도 뒤를 이었다.

한편,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의 종합적인 경제 심리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대비 1p 하락했다. 다만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전월(95)과 동일했다.

박 차장은 "체감경기 실적 수치 자체는 전월대비 떨어졌으나 4분기에도 BSI 흐름이 우상향하고 있다"며 "ESI도 상승 국면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경기 회복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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