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일부 신흥국 자본유출 예의주시"
한은 "일부 신흥국 자본유출 예의주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9월 채권투자 4.1조↓…취약 신흥국 외화 유동성 확보 움직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은행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일부 취약 신흥국의 외화유동성 확보로 올 6~9월 국내채권투자잔액이 4조1000억원 가량 급감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3분기중 채권투자 변화는 지난 2013년 긴축발작(Taper tantrum) 여파의 절반 수준이지만, 최근 신흥국 중앙은행의 국내 채권투자도 줄어드는 등 일부 취약국의 자본유출이 당시보다 더욱 부각되는 측면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3일 국회에 제출한 '2015년 11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9월중 외국인의 국내채권보유잔액은 4조1000억원 감소했다. 7월에만 2조6000억원 감소해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12년 9월(-2조8000억원) 이후 월별 기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 자료=한국은행

이는 지난 2013년 벤 버냉키 전 미 연준(Fed·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언급 이후 신흥시장국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동시에 급락했던 긴축발작 당시 8~12월까지의 채권잔액 감소 규모(8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 국내채권투자의 감소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과 일부 취약 신흥국 외화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에 따르면 신흥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형 펀드에 수탁고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펀드의 국내 채권투자 역시 감소했고, 스왑레이트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돼 외국 은행들의 국내 채권투자가 위축됐다. 스왑레이트는 달러를 이용해 원화를 조달하는 비용을 말한다.

2013년 당시에는 글로벌 펀드와 은행 자금이 국내 채권투자 감소세를 견인한 반면, 올 6~9월에는 일부 중앙은행들도 국내 채권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시장국 중앙은행들이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채권투자를 축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 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취약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이 확대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서 일부 중앙은행들이 외화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국내 채권투자를 축소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올 6~9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던 2013년 하반기와 달리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손을 우려한 일부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주식 순매도세를 유도하기도 했다.

한은 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외국인 투자자금이 2013년 하반기와 올 6~9월에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신흥시장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 등 대외요인에 의해 감소했다"며 "특히 올 6~9월에는 일부 취약 신흥시장국의 자본유출 등이 더욱 부각된 만큼 중국 등 신흥시장국의 경제동향과 달러화 움직임 등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