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8%↓·수입 23.2%↓ '불황형' 지속
3분기 누적흑자 800억달러 돌파…'사상최대'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저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올 9월 경상수지가 역대 최장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입이 모두 줄어드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흑자의 양상이다.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경상수지는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전월(88억9000만달러)대비 17억2000만달러 확대된 106억1000만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3월 이후 43개월 연속 흑자로, 사상 최장 기록이다.
경상수지는 지난 6월 121억920만달러로 사상 최대 흑자폭을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재차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올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동기보다 30% 증가한 806억3000만달러로 확대됐다.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치다.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된 것 역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 내외로 추가 하락하면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한 탓이다. 특히 9월 수입액은 5년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제로 9월 경상수지기준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0.8% 감소한 452억7000만달러였으나, 수입은 23.2% 급감한 33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액은 지난 2010년 2월(299억2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다. 이에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월(88억9000만달러)대비 크게 늘어난 120억6000만달러 흑자를 시현했다.
통관기준으로 보면 9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8.4% 감소한 43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고, 9월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21.8%나 줄어든 34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 국제수지팀장은 "수출입차가 커지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며 "통관기준 수출을 보면 일평균 수출이 9월들어 20억2000만달러로 전월(17억8000만달러)보다 개선된 반면, 수입은 크게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석유제품을 제외한 수출 역시 전년동기보다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더했다. 중국 가공무역 제한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디스플레이채널(-17.6%)과 업황 악화로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선박(-20.7%) 수출이 크게 줄었다. 화공품(-18%)과 철강제품(-19.3%), 석유제품(-35%) 등 원자재 관련 품목 수출도 감소세를 지속했다. 정보통신기기(28%)수출과 자동차부품(4.4%)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수출 지역별로 봐도 일본(-24.4%)과 중국(-5.0%), 미국(-3.6%), 중남미(-33.9%), 중동(-13.2%), 동남아(-7.0%) 등 EU(19.7%)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대한 수출이 감소했다.
수입 역시 에너지류를 제외하더라도 전년동기대비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가스, 광물 등의 원자재 수입이 36.2% 급감했고 곡물과 내구재, 직접소비재 등의 소비재 수입도 5.4% 줄었다. 자본재수입은 보합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수지의 경우 8월 13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9월 17억3000만달러 적자로 확대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소강으로 여행수지(-7억1000만달러) 적자폭은 축소됐으나, 가공서비스(-4억6000만달러), 기타사업서비스(-11억1000만달러)의 적자가 늘었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도 8월 5000만달러 흑자에서 9월 2억6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올해 부진했던 건설(7억1000만달러)과 운송(1억1000만달러)는 전월 흑자폭을 유지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이 다소 줄면서 7억9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급료 및 임금 항목은 8월 1000만달러 적자에서 9월 1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으나, 투자소득은 9억6000만달러 흑자에서 7억8000만달러로 다소 줄었다. 이자소득은 전분기보다 1억달러 늘어난 5억달러였으나, 배당소득은 2억8000만달러 줄어든 2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