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뉴욕증시가 중국이 위안화 가치 절하에 나선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2.33포인트(1.21%) 하락한 1만7402.8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20.11포인트(0.96%) 내린 2084.07을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65.01포인트(1.27%) 하락한 5036.7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소식이 하락을 이끌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1.9% 급등한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사상 최대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다. 위안화 가치 절하가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미 기업들의 실적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지수가 하락했다.
중국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하락세를 보였던 애플은 이날도 5% 이상 급락했다.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캐터필러 또한 2.6% 이상 하락하며 중국 경기둔화 전망에 따른 악영향을 받았다. 업종별로는 산업주와 소재주, 기술주, 재량소비주가 일제히 1% 이상 떨어졌다.
에릭 위건드 U.S.은행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중국 경착륙 전망이 글로벌 성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유가와 채권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88달러(4.2%) 낮아진 43.08달러에 마쳐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9.9bp 하락한 연 2.13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 6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이다.
미국 경기 지표는 대체로 양호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미국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연율 1.3% (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도매재고가 0.9%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 0.4%를 상회하는 수치다. 7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지난달 대비 1.3포인트 오른 95.4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