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증권사 자산관리업 진출 고민
중소형증권사 자산관리업 진출 고민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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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직원 보상 등 문제 산적•••기반 인프라도 미비
최근 국내증권사들 사이에서 자산관리업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증권사들이 이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업계 흐름상으로는 자산관리업 강화가 맞지만,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실제영업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종금 하나증권 등 여러 중소형증권사들이 자산관리업 강화를 공식 선언하며, 일선 지점영업직원들에게 자산관리영업을 보다 강화해 줄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하지만 실제 영업환경에 비춰볼 때 경영진들의 이같은 요구를 일선 영업직원들이 쉽게 따라주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전문가에 따르면, 이들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산관리영업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지점영업 직원들이 관리하는 고객자산의 규모 및 그에 따른 영업직원들의 수익 문제.

현재 여러 증권사 경영진들은 일선 영업직원들에게 자산관리영업 강화 차원에서 단순 주식 거래보다는 수익증권 판매 등에 힘써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을 통해 직원 1인이 가져가는 수당을 따져볼 때 이러한 경영진의 주문이 쉽게 받아들여지기는 힘든 상황.

일례로 1억원의 고객 자산을 수익증권으로 운용하였을 경우 영업직원은 수수료 40bp 적용시 약 12만원 정도의 수익을 개인 몫으로 가져간다. 하지만 똑같은 자금을 주식거래로 운용할 경우 약 30만원(0.5% 오프라인 수수료율 적용)의 수익을 얻게 된다. 즉 직원 입장에서는 같은 크기의 자금을 상품과 주식 두 가지로 각각 운용할 경우 주식 거래가 훨씬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그리고 이같은 차이는 주식거래 평균 회전률이 1회 이상임을 감안할 때 더욱 커지게 된다.

이에 더해 중소형사 지점 영업직원들의 평균 고객 자산이 10억원 미만의 소액이라는 점도 이들 증권사의 자산관리업을 힘들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에 불구, 중소형사 경영진 입장에서는 자산관리업을 완전 무시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온라인 거래 증가와 수수료율 다운으로 증시가 살아나지 않는 한 주식 거래에서 더이상의 수익은 기대키 어렵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 LG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위시한 타증권사들이 하나 둘씩 자산관리영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도 이들 증권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증권업계 흐름으로 볼 때 금융상품 판매 및 랩어카운트 등의 자산관리영업 강화로 가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이같은 원칙론에도 불구, 실제적인 여건이 이를 뒷받침해 주지 않는 중소형사들의 경우 자산관리영업은 아마도 대외적 이미지를 위한 선언적 의미만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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