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개선…일회성 이익 영향
4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개선…일회성 이익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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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치 1조6883억원…"NIM 하락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이 다소 늘어났지만, 일회성 요인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주춤해지고, 올해 순익도 제자리걸음을 걷는 모양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지배주주귀속 기준) 추정치는 1조688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동기 1조4299억원을 기록한 데서 18.1% 증가한 수치다.

우선 KB금융은 올 1분기 44.4% 늘어난 5395억원의 순익을 기록,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실적 전망은 지난해 KB금융이 국세청을 상대로 낸 법인세환급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환급금의 일부인 약 1800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기 보다는 일회성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

구용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1분기에 연간 목표 대출 성장률(약 5~6%)과 부합하는 정도의 대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순이자마진(NIM)은 작년 하반기 두차례 정책금리 인하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전분기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순이자이익도 전분기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대비 2.0% 오른 5695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가폭은 KB금융에 비해 크게 낮지만, 순익은 4개 지주사 중에서 가장 많았다. 특히 최근 법정관리를 개시한 경남기업의 추가 충당금(450억원)과 워크아웃에 들어간 동부메탈 충당금 80억원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도 불구하고 1분기 충당금 비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신한금융이 떠안아야 하는 일회성 손실로는 포스코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식 감액손실(270억원)이 있다. 다만 삼성자동차 채권단의 삼성생명 상장 지연에 따른 위약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220억원의 이익을 얻게 됐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경우 원화대출금이 전분기보다 1.7% 성장하며 은행의 순이자이익 하락을 부분적으로 상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한금융은 금리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신한금융투자, 신한카드 등의 비은행 자회사 덕분에 그룹 순이자이익이 견조하게 유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지주사를 편입한 우리은행은 전년 1분기보다 8.6% 줄어든 3426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서 1분기만에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문제가 됐던 여신 부분은 상당 부분 해결했지만, 1분기에도 STX 출자전환에 따른 손실을 500억원 가량 안고 가게 됐다. 여기에 동부메탈에 대한 충당금도 250억원 가량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신한금융과 마찬가지로 삼성자동차 관련 이자 1300억원을 받게 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정태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충당금 추가 부담이 1분기 실적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존 여신에서 충당금 부담이 발생하고 있지만 승소에 따른 지연이자의 특별이익이 반영되면서 비교적 안정된 실적을 보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금리하락에 따라 NIM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가계와 카드 자산 확대를 통해 상쇄할 여지를 만들면서 자산성장을 주도하고 있어, 우려는 일단 내려놨다"며 "연체율이나 신규 건전성 문제는 미미한 것으로 예상돼, 1분기 실적은 별 무리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컨센선스(3004억원)를 상회한 3738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1분기와 비교하면 94% 급증한 수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수료 이익와 매매 평가이익의 양호한 증가,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로 인해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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