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항공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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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

▲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철강·자동차·건설·조선업종에 이어 IT까지.. 그간 한국 산업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자 주요 산업이었는데, 최근 들어선 이들 업황의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재 한국은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을 필요로 하는 상태인데, '항공우주산업'이 향후 한국 경제를 이끌고 갈 선진국형 지식기반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5일 본지가 만난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1인당 GDP 2만9000불에서 점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이 필요하다. 한국은 조선, 자동차, 메모리, IT(휴대폰)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선 선점했는데, 그 다음 산업에 대해선 공백인 상태"라며 "따라서 4만불 시대를 열어가는 실크로드는 바로 항공우주산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이 가장 많이 벤치마킹하는 일본 역시 현재 항공우주산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일본도 원래는 '조선 강국'이었다.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등도 마찬가지로 일본이 먼저 앞섰으며 항공기 산업에 대해서도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선두권에 있다. 일본은 그간 후발주자인 한국에게 양도했지만, 오로지 이 항공우주산업만은 남겨둔 상태"라며 "이는 미국을 비롯한 독일,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 등 여타 선진국들도 항공산업에 대해서는 신흥국에게 기술 이전을 전혀 해주지 않고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항공산업 위의 산업은 현재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독식하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항공우주산업의 시장규모는 이전 주력산업들보다 크기 때문에, 이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우주산업의 시장규모는 우리 돈으로 연간 500조원 정도 되는데, 이는 조선(100조원) 대비 4배, 메모리(80조원)보다 6배 큰 시장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미국 항공우주 시장 조사기관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세계 항공우주 시장규모를 7599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의 항공우주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기존 0.6%에서 2.7%, 생산규모는 2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항공우주산업은 국가 안보 정책상에도 가장 중요한 국가산업(방위산업)이기 때문에, 향후 한국경제를 이끌 주력산업에 적격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인 'IS'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 러시아 간의 역사 및 영유권 우위를 정하는 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러한 논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때문에 세계적으로 나라를 지키는 방위산업이 성장할 수밖에 없고, 성장하려면 전쟁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억제력을 강화시키는 최첨단 무기로 장착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내 방위산업의 대다수의 무기들이 교체시기를 맞이해, 최근 들어서 항공우주산업의 수주 모멘텀까지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현재 우리 군은 현존 기반 전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최신형 전투기 도입 등으로 미래 전쟁을 억제하는 핵심 축인 '제공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김 연구원은 "현재 전투기를 480대 보유 중인데, 노후화 기종이 276대나 된다. 또 이 외에도 헬리콥터, 미사일, 전투기 등도 3~40년 전의 기기로 노후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라며 "따라서 지금까지 축적된 항공기 제조기술과 일부 해외 기술을 결합해 자체 개발 및 생산할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20년간 국내 항공군수 시장규모는 3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항공산업에 대한 관심이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많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달 말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전투기(KF-X) 2차 입찰에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KAI) 2개 기업이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었는데, 이는 국가적으로 큰 규모의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관련 이슈를 잘 다루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그는 "한국에서만 이 산업 구분에 대한 설정이 잘 안 돼 있다. 증권가리서치 센터 내에서도 해당 산업에 대한 섹터에 대한 구분이 불분명해 애널리스트 간에도 혼선을 주는 것 같다"며 "항공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훨씬 광범위하기 때문에 향후 개인투자자들에게 해당 산업에 대한 투자부문을 잘 설명하려면 애널리스트들도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지난 1999년 메리츠증권(당시 한진투자증권)에 입사해 2002년 우리투자증권을 거쳐 2007년 하이투자증권에서 만 10년 4개월 가까이 근무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출신으로, 지난 2013년 말부터 KAI가 이라크에 훈련 격동기를 수출하면서 이 회사에 대한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이후 김 연구원은 이때부터 최근까지 1년 여간 KAI 관련 증권사 보고서를 40건 이상 발행하는 등,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내에서 항공산업에 대해 잔 뼈가 굵은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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