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조현아 부녀, '땅콩 리턴' 사과…여론은 '냉랭'
조양호-조현아 부녀, '땅콩 리턴' 사과…여론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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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 (사진 = 각 사)

잇따라 사과문 발표…"공감 얻기 어려워"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땅콩 리턴'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전 부사장이 국토부의 조사에 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날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문을 밝혔지만 국민의 공감을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12일 오후 3시경 서울 강서구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에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국토부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현대차의 준대형급 그랜저에서 내린 조 전 부사장은 검은색 긴 코트를 입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한진그룹 계열사의 대표직과 대한항공의 중책을 맡으며 화려함을 뽐냈던 이전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조 전 부사장은 건물로 들어가기 전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모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사과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조사장에 들어갔다.

같은 날 오후 1시 30분경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빌딩에서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의 관련 논란으로 사과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딸 교육을 잘못 시켜 큰 물의를 일으켰다"며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조현아의 아버지로서 국민의 너그러운 용서를 다시 한 번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 논란 이후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부녀가 함께 공식 사과를 했지만, 사태는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당사자인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사과하는 모습에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대한항공과 조 전 부사장의 대응 방식이 사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에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당시 사건이 알려진 후 대한항공은 입장 발표문을 통해 "항공기를 돌려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었다"면서도 "대한항공 임원들은 항공기 탑승 시 기내 서비스와 안전에 대한 점검의 의무가 있다"고 조 전 부사장의 행동을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이후 조현아 전 부사장은 9일 대한항공에서의 모든 보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11일에는 대한항공에 사표를 제출하며 대한항공 부사장직과 함께 KAL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3개 계열사의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위기관리 분야의 한 교수는 "사건이 밝혀진 뒤 수일이 지나도록 국토부에 출석하기 전까지 정작 당사자인 조 전 부사장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마지못해 보직과 직함을 내려놓는 듯한 모습이 국민의 공분을 샀다"며 "여론이 악화될대로 악화된 터라 조양호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부녀의 뒤늦은 사과가 국민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활주로를 벗어나 이륙하려던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고성을 지르고, 항공기를 돌려 승무원들과 기내 안전을 총괄하는 사무장을 하차하게 해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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