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 JB금융 회장, 광주은행장 취임…향후 과제는?
김한 JB금융 회장, 광주은행장 취임…향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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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이 26일 12대 광주은행장에 공식 취임했다. JB금융으로의 인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현 지주회장의 행장 취임이 가장 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회장은 행장 내정 직후 노조와의 분란을 신속하게 잠재우며 안정적인 취임가도를 이어왔지만, 흡수 과정에서 내려앉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과 반감이 심화된 지역 민심 등은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증권맨 출신 지주사 회장…확대+통합 행보 '호평'

광주은행은 26일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열고 제 12대 광주은행장으로 김한 JB금융지주 회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달 14일 JB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CEO)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은행장후보로 선정된 것에 따른 후속 절차다.

▲ 26일 제 12대 광주은행장에 취임한 김한 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광주은행)

김한 신임 광주은행장은 지난 2010년 전북은행장에 취임되면서 JB금융과 첫 인연을 맺었다. 김 행장은 1989년부터 1997년까지는 대신증권 본부장을, 2004년부터는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증권맨이다. 은행권 경력은 2008년부터 2년간 KB금융그룹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것이 전부다.

특히 그는 JB금융의 대주주인 삼양그룹 창업자인 김연수씨의 손자이자 5공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김상협 전 총리의 장남으로, 호남 명문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임 때마다 낙하산 의혹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은행장 취임 시절 경영자로서 보여준 자산 확대 행보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말 기준 9조원에 못미치던 전북은행의 자산규모를 우리캐피탈·자산운용, 광주은행 등 굵직한 인수전의 성공으로 40조원(JB금융지주)까지 키웠다.

흡수통합의 조건으로 자행출신 행장 선임을 강력히 내건 광주은행 노조의 반발을 잠재운 것도 행장 내정 한달만에 이룬 성과다. 김 행장은 자신의 선임 반대 농성을 벌여온 노조와 지난 21일 차기 행장 선임은 자행출신으로 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동반성장 합의서를 체결했다.

노조 관계자는 "행장 내정 이후 김 회장의 적극적인 접촉으로 자행출신 행장 선임과 사명 변경 공모 방침 등 세부 항목을 협의한 끝에 선임 반대 입장을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실적 회복+지역민심 회복 '난제'

행장 취임을 계기로 통합 지주 계열사로의 광주은행의 행보가 본격화되는 만큼 산적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도 김 행장이다. 자산건전성 개선 작업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실적과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광주 인근 지역민의 상한 민심을 달래는 일 등이 선결과제로 꼽힌다.

먼저 광주은행은 지난 2012년 1368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익이 2013년들어 610억원으로 반토막 나는 등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올들어서는 1~2분기 200억원을 유지했던 순이익이 3분기에 70억원 가량으로 급락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12년 2.69%에 달했던 NIM도 올 3분기 누적기준 2.32%로 떨어져 부산은행의 2.45%(3분기 기준)과 전북은행의 2.46%(3분기 기준) 수준을 밑돌았다.

김 행장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취임사에서 "오랜시간 정적이고 보수적인 공기업 문화가 조직에 토착화되면서 변화와 개혁에 둔감하고 자생적인 경쟁력은 많이 떨어졌다는 시장의 평가를 듣고 있다"며 "수익 창출 능력은 한계를 보이고 생산성 지표들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광주를 둘러싼 전남 지역의 민심 잡기도 쉽지 않은 과제다. 이미 광주은행은 지난 18일 전남 순천시금고 선정에서 지난 2006년부터 9년간 맡아온 2금고를 하나은행에 뺏겼다. 오랜 기간 광주와 전남 22개 지자체 전부를 담당하던 농협과 광주은행의 양강 체제가 깨진 셈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최근까지 지역 JB금융이 일방적인 인수합병 논리를 편다면 광주은행의 시금고 선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지역 감정 악화 조짐도 계속되고 있다. JB금융 편입로 광주은행이 향후 시금고 쟁탈전에서 우위를 뺏긴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김 행장은 "수익 마인드로 무장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조직, 점포, 규정, 시스템 등은 개선하고 지속성장의 기반이 되는 미래 수익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광주은행이 태생적으로 지역사회의 염원과 아낌없는 후원이라는 무한 채무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만큼 지역사회와의 동반자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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