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삼성생명-전자 출자고리 해소 촉구
경실련, 삼성생명-전자 출자고리 해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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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련은 13일 오전 서울 동숭동 경실련 회관에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미화 변호사, 이의영 군산대 교수,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팀장(왼쪽부터) 등이 참석했다.(사진=박지은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의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3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개편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개편 과정에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특혜를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지배구조개편 작업을 시작한 상태로, 오는 14일 삼성SDS 거래소 상장, 다음달 18일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앞두고 있다.

경실련은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보다 건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형태로 금융과 산업으로 분리된 지주사 체제를 주목했다. 업황의 흐름에 따라 부실 가능성이 큰 산업자본이 금융자본과 국가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이 둘을 떼어놔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은 △금융계열(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삼성벤처투자) △전자계열(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중화학계열(삼성중공업·삼성토탈·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과 △독립계열사들로 구성돼있다.

이들 계열사는 제일모직-생명-전자로 이어지는 출자고리를 중심으로 화재, 카드, 전기, SDI, 물산 등 8개 기업들이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을 필두로 한 총수일가가 전 계열사를 지배하는 원동력도 여기에 있다.

이 회장은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인 생명 지분 20.76%를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생명은 △전자(7.5%) △호텔신라(7.7%) △에스원(5.5%)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 회장 한 사람이 생명과 전자 두 계열사를 모두 지배할 수 있는 배경이다.

경실련은 삼성그룹이 생명과 전자의 밀접한 연결고리를 끊어내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명 자산 중 가입자들의 믿고 맡긴 예치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과도한 결합은 어느 한 쪽의 경영상태가 부실해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낳는다"며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 역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이 낳은 비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부실해질 경우 그 위기가 삼성생명으로 전이되고, 나아가 그룹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경실련은 삼성그룹이 상속 계획과 소유·지배구조 변경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미화 변호사는 "삼성은 지금까지 승계과정에 대해 투자자들과 국민들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진행했다"며 "삼성그룹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를 고려하면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는 일개 집안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경실련은 이달 말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경제전문가와 학계의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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