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형 쏘나타에게 부족한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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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올해로 무려 30돌을 맞은 현대차 쏘나타가 천덕꾸러기 신세다. 지난 4월 출시된 LF쏘나타는 적어도 '아슬란'이 나오는 올 가을까지 '신차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오히려 내수부진의 원인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다.

지난 1985년 첫 선을 보인 쏘나타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역사를 함께하며 국내 최장수 자동차 단일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이어왔다.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던 IMF 구제 금융 위기 당시에도 이듬해인 1999년부터 19개월 연속으로 국내 전 차종 판매 1위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명실공히 '국민차'였다.

일곱차례의 변화를 거치면서 성공가도를 유지하는 일이 결코 쉬울 법한 일은 아니지만 신형 쏘나타의 부진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YF쏘나타는 출시 반년이 지난 후에도 판매량이 1만여대를 넘겼으나 LF쏘나타는 출시 3개월 만에 6000여대로 떨어져 최근에는 궁여지책으로 택시 모델을 내놨다. 오죽하면 "길에서 보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야심차게 내놨던 미국 시장에서도 외면받기는 마찬가지. 미국에서 6월에 출시된 LF쏘나타는 4개월 간 평균 판매량은 1만대를 겨우 넘기는 수준으로 같은 기간 YF쏘나타 평균 판매량보다 10% 이상 낮다. 남은 두달여동안 지금보다 적어도 6000대 이상을 더 팔아야 올해 미국 시장 판매목표인 9만2500대를 채울 수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현대차의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신형 쏘나타의 부진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런데 이원희 사장의 답변 역시 시원치 않았다. 이 사장은 "LF쏘나타는 개발 당시부터 잘 가고 잘 멈추는 기본적인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며 판촉 활동도 시승행사 위주로 꾸려갈 것이라 답했다. 하지만 깊은 수렁에 빠진 신형 쏘나타를 구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신형 쏘나타의 실패 원인으로는 '특별한 매력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연비는 출시 당시 밝힌 수치보다 오히려 하향 조정됐고 외신에서는 디자인이 지루하고 차별성이 없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거기다 현대차의 '제값받기' 정책으로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편도 아니다.

이달부터는 신형 쏘나타의 1.6 터보 모델 생산도 시작됐다. 현대차도 다운사이징 추세에 따르는가 했더니 미국에서만 판매하고 국내에서는 출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국내에는 다음달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온다. 이전보다 연비가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월 500대를 겨우 넘기는 것을 감안하면 큰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보유 대수는 2000만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수입차는 브랜드 명성과 고품질에 더해 가격까지 싸게 나오면서 안방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고 올해 국내 브랜드에서는 소비자 성향에 맞춘 고연비의 디젤 세단 등이 반향을 일으켰다. 쏘나타가 국민차의 명성을 찾기 위해서는 쏘나타만의 그 '무엇'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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