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KTX를 타고 3시간여를 달려 창원공장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오랜 기간 소상공인의 발이 됐던 '다마스'와 '라보'가 이제 막 도장을 마친 모습으로 기자들을 맞았다.
27일 한국지엠의 경차 생산기지인 창원공장을 방문했다. 공장 투어에 앞서 김형식 창원공장 본부장(전무)은 "11일부터 다마스와 라보의 생산이 재개되면서 라인이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복잡한 배선이 늘어져 있는 라인 아래 공장 직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마스와 라보는 단종되기 전까지 판매량이 월평균 1000대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21일부터 사전계약이 시작된 뒤 한달 만에 3000대의 주문이 밀려들었다.
창원공장은 1991년 2월 티코의 양산을 시작한 이후부터 줄곧 제너럴모터스(GM)의 경차생산을 맡아온 곳이다. 완성차 조립 뿐만 아니라 800cc·1000cc·1200cc 엔진과 변속기도 생산되고 있다. 공장 규모는 대지면적 73만1401㎡, 건물 연면적 28만7242㎡에 달하며 235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차제 공장에서 만들어진 다마스와 라보의 고강성 차체는 도색과정을 거쳐 조립공장으로 이동된다. 조립공장에는 다마스와 라보 뿐만 아니라 스파크, 수출용 마티즈 등의 조립 공정도 이뤄진다.
조립공장은 일본 스즈끼 공장을 벤치마킹해 부품 조립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승용과 경상용을 구분해 가동한다. 다마스, 라보를 생산하는 1라인과 스파크, 스파크EV를 생산하는 2라인이 'U자'모양으로 나뉘어 있으나 생산라인은 전차종을 혼합해 생산할 수 있다.
조립공장에 들어서니 현수막에 조립과정 중 호스나 렌치 혹은 근로자의 악세서리 등으로 생길 수 있는 흠집을 최소화하자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각 파트의 근로자들은 차체 안으로 몸을 수그리고 들어가 조립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근로자 중에는 생산 기술을 익히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에서 파견된 연수생들도 보였다.
2교대로 돌아가는 1라인에서는 엔진, 엑셀, 타이어 등 구동에 필요한 모든 부품들이 시간당 12대의 속도로 조립되고 있었다. 시간당 36대의 생산을 하고 있는 2라인과 합하면 현재 시간당 48대를 생산하는 셈이지만 시간당 최대 생산량은 1라인 24대, 2라인 48대로 총 64대에 달한다.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경차 신모델 M2XX(프로젝트명)의 본격 생산에 돌입하면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다마스와 라보는 저렴한 가격과 이동성이 좋아 1991년 출시된 후 23년간 38만5000여대가 팔리며 소상공인이 애용하는 상용차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말 강화된 차량 안전·환경 기준으로 생산이 중단됐지만 환경부와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의 논의 끝에 일부 기준을 유예받아 생산을 재개했다.
한국지엠이 다마스와 라보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대표는 호샤 대표는 다마스·라보의 신규 공장 설립이 GM 본사가 한국 시장에 확고한 투자 의지가 있다는 증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7월 한국지엠은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월 기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며 "라마스와 라보의 판매까지 더해진다면 점유율 두 자릿수 진입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지엠은 다마스와 라보의 수출 재개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호샤 대표는 "지난해 다마스와 라보를 3000대 이상 수출했다"고 밝혔으며 마크 코모 부사장 역시 "적합한 시장이 있으면 수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