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올림 합의 '차일피일'…추가 사망자 발생
삼성-반올림 합의 '차일피일'…추가 사망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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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열린 반올림과 삼성전자의 5차 협상에 앞서 황상기 피해가족 대표(가운데)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박지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와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5차 협상까지 진행한 가운데 또 한명의 삼성반도체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반올림은 4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재직 중이던 故 이범우(47) 씨가 지난 1일 밤 11시30분 쯤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한달 전 몸의 이상증상을 느껴 사내 병원을 방문했다가 대학병원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결국 천안 단국대 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서울 삼성의료원으로 옮겨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치료 시작, 한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반올림에 따르면 이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 입사했고, 지난 27년간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해왔다. 1991년 온양공장이 설립된 후부터 최근까지 23년간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며 주로 설비 유지ㆍ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반올림 측은 "이씨가 담당했던 설비유지·보수 업무는 공장에서 취급하는 유해물질에 단기간 고농도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특히 위험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역시 "최근 1년간의 모니터링 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 주로 유지보수 작업 시에 유해물질 감지 알람이 울리는 경우가 많았으며 고농도 수준이 감지된 경우도 있었다"며 "유지 보수 작업은 단기간에도 고농도의 유해물질에 노출이 가능한 작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보상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협상을 5차까지 진행해왔다. 하지만 재발방지 대책과 보상 범위, 보상위원회 문제 등에서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발방지대책과 관련해 황상기 피해가족 대표는 지난달 30일 "앞으로 환자가 안 나와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이러한 이유로) 재발방지 부분이 상당히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삼성전자에 몸담았던 이씨의 소식에 유감을 표한다"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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