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갈등 1년만에 '매듭'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갈등 1년만에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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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은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40여일 동안 노숙 농성을 벌여왔다. (사진=박지은기자)

단협 찬반투표 87.5%로 가결
그룹 승계 및 정치권 압박 영향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의 단체협상이 타결됐다.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며 지난해 7월부터 파업 투쟁을 벌인지 1년여 만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28일 1천500여 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기준 단협 찬반 투표를 해 찬성률 87.5%로 가결했다.

단체협약에서 노사는 기본급을 월 120만원으로 하고 성과급과 식대, 가족수당 등을 세부적으로 정했다. 성과급은 실 건수 60건을 초과하는 1건당 경비를 제외하고 평균단가 2만5천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했다.

또한 노조 사무실 초기 비용을 사측이 지원하고,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9천 시간을 1년 동안 6명 이내 분할 사용할 수 있으며 노조임원 3명의 무급휴직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공식 홈페이지에 쟁점 중 하나였던 고 염호석 조합원의 죽음에 대해 "협력사와 노조 간의 교섭 합의가 원활히 이뤄진 것을 환영하며 고 염호석씨의 뜻하지 않은 사망에 대해 애도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협력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삼성전자서비스도 원청 기업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합의 배경에 대해 삼성이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앞두고 오래된 논란거리들을 해결해 나가려는 분위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그룹은 지난 4월 그룹 미래전략실 홍보 임원들을 삼성전자로 이동시킨 직후 7년 동안 진전을 보지 못했던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전향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 백혈병 문제는 지난달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협상 의지를 표명하며 물꼬를 텄다. 이후 이인용 사장이 반도체 백혈병 피해 가족 모임인 '반올림'과 2차 협상에 직접 나서며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현재 3차 협상까지 진행했으며 앞으로 2주에 한 번씩 만나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문제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 협상에 대해 전자뿐만 아니라 그룹 미래전략실의 관심도 컸던 것으로 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정치권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것 역시 삼성에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13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간담회를 가진 뒤 23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을 만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사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이날 을지로위원회는 이인용 사장에게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논의를 비공개가 아닌 공개논의로 진행할 것"을 제안했고 이 사장은 "을지로위원회가 제안한 내용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에 잘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합의 배경으로는 다음 달부터 전자 서비스 업계의 최대 성수기 도래가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6월부터 8월까지 에어컨 설치 작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1년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특히 7월은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로 노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이번 단체협약으로 공식 노조 지위를 얻게 됐지만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들이 사측 신분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해 삼성전자서비스는 원청 기업으로 남게 됐다. 노조 측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진행하던 농성을 마무리 짓고 염호석 조합원의 영결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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