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동산담보대출 실적 '0건'…무용지물
보험사 동산담보대출 실적 '0건'…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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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무리한 추진 탓…정책성 상품의 한계"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보험사들이 취급하는 동산담보대출이 실패한 정책성 상품으로 전락했다. 담보 가치평가, 노하우 등 사업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당국의 지시로 무리하게 상품을 출시한 탓이다.

동산담보대출은 유형자산, 재고자산,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하는 대출상품으로, 부동산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등 영세 제조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2012년 8월 은행권에 처음 도입됐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보험사들의 동산담보대출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NH농협생명등 대부분 보험사들의 동산담보대출 실적은 0건이었으며, 동부화재는 동산담보대출 사업을 중단했다.

또 LIG손보는 지난해 동산담보대출 상품을 위한 내부규정과 프로세스를 만들었지만 상품 출시는 하지 못했으며, 교보생명을 포함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동산담보대출을 고려하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동양생명이 1~5월 동안 2060억원의 동산담보대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생보사의 경우 금감원이 동산담보대출 취급을 독려하기 이전부터 자율적으로 사업을 해왔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난 2007년부터 육류 중심의 동산담보대출 상품을 제공해오며 노하우를 쌓아왔으며, 2013년부터 수산물 담보대출을 실시하고 2014년 5월부터 금융권 최초로 목재담보대출 시행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동산담보대출을 기획하여 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 탓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초 중소기업·취약계층에 대한 보험서비스 강화를 위해 보험사도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도록 독려했다. 지난 2012년 6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데 따른 것으로,  중소기업들의 동산담보 등기가 가능해지면서 은행권에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보험사들은 대형사들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부터 동산담보대출을 출시, 판매해왔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유형 및 재고자산, 농축수산물 등 동산담보의 가치평가와 담보물 관리 시스템, 노하우 등 사업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아 활성화될 수 없었던 것. 여기에 은행 및 카드, 캐피탈사 등 다른 금융업권의 관련 상품 경쟁력이 더 뛰어나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의 경우 대출이 주력상품이기 때문에 활성화가 가능하지만, 보험사의 경우 대출은 하나의 서비스 차원으로 제공하는 것이어서 노하우나 시스템 등이 미비하다"며 "약관대출 등 리스크가 크지 않은 대출 상품만 취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하기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보험영업이 주인 보험사에서 동산담보대출이 활성화되는 것은 무리"라며 "중소기업 고객들은 주거래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보험사로부터 대출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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