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올림' 입장 변화 혼란스럽다"
삼성전자 "'반올림' 입장 변화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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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전자

"제 3의 중재기구 반대" 공동 기자회견 번복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산업재해 관련 민간단체 '반올림'의 입장 변화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삼성전자는 백혈병 논란과 관련해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반올림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실 전무는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제안서를 내놓은 심상정 의원, 피해자 가족, 반올림 측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올림 측이 입장을 변화시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9일 심상정 의원과 피해자 가족, 반올림 등은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전자에 유족들에 대한 사과 및 직업병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 합의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기구를 구성하고 중재기구에서 마련한 합당한 방안에 따라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내놨다.

이후 11일 심 의원은 기자회견 당시 제안을 바탕으로 한 제안서를 삼성전자에 전달했다. 기자회견에는 유족들과 반올림, 심상정 의원 등이 참석했다.

심 의원은 삼성전자에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직업병으로 의심되는 중증질환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이미 사망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 △직업병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의 합의 하에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의 중재 기구를 구성 및 합당한 방안에 따라 보상할 것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제3의 기관을 통해 반도체 사업장의 화학물질 취급, 안전보건 관리 현황 등 종합진단 시행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함께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반올림이 15일 성명을 내고 "삼성이 직접 반올림과 성실한 교섭을 통해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앞서 발표한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논의에 반대한다"고 발표해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미궁에 빠졌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반올림측의 입장 변화로 인해 현재 입장을 내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마치 삼성 측에서 제3의 중재기구를 제안한 것처럼 얘기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 제안은 심 의원, 피해자와 가족, 반올림측이 기자회견을 열고 밝힌 내용인 만큼 반올림 측의 입장 변화로 인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의 여성 노동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백혈병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2007년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가 발족했고,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설비에서 근무했던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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