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힐 SC은행장 중도하차…'철수설' 재점화?
리처드 힐 SC은행장 중도하차…'철수설'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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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 및 정보유출 사고…소매금융 부문도 축소

▲ 한국 SC은행 본점.(사진=한국 SC은행)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그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실적악화를 이유로 SC은행 지점을 대거 폐쇄한 데 이어 대표적인 '지한파'로 알려진 리처드 힐 SC은행장이 중도 교체되면서 한국 철수설에 다시 불씨를 지피는 모양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SC금융그룹은 리처드 힐 SC은행장을 교체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아제이 콴왈 대만 SC은행장 내정자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리처드 힐 한국SC은행장은 2년 여간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전격 교체될 예정이다. 힐 행장은 지난 2008년 SC은행 전략담당 부행장으로 한국 근무를 시작해 2009년 12월 SC은행장에 취임했다. 이후 2012년 12월 3년 임기로 재선임 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힐 행장이 전격 교체된 것과 관련해 한국 SC금융그룹의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최근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한국 SC금융그룹은 지난해 3분기 2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주력 계열사인 한국 SC은행 역시 3분기 2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누적 순이익은 1070억원에 그치며 전년동기대비 35%나 줄었다.

최근에는 한국씨티은행과 함께 한국 SC은행에서 13만여건의 고객정보가 유출되면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강도 높은 조사를 단행, 해당 금융지주사에 영업정지 조치 및 임원 문책성 경고 등의 중징계를 내릴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장교체를 시작으로 지주 내 임원들의 물갈이도 예상된다. 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소매금융 부문은 대폭 축소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SC금융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한국 SC은행은 지점수를 통폐합하고 계열사를 매각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지점 수를 중장기적으로 2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규모로 지점을 줄일 경우 한국 SC은행의 지점수는 지난해 9월말 기준 346개에서 약 250개가 된다.

시중은행(지방은행 제외) 가운데 지점 수가 가장 적은 한국씨티은행(지난해 9월말기준 196개)과 50여개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최근에는 그룹 내 계열사인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매각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한국 SC은행의 한국 철수설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그간 한국 SC은행은 고액배당과 함께 점포 통폐합, 수익성 악화 등으로 한국 철수설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앞서 "소매금융을 철수할 생각이 없다"던 HSBC은행은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7월 국내 소매금융 영업을 아예 접은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외 금융사들은 가장 상황이 안좋은 부분부터 축소해 나간다"며 "한국 SC금융이 소매금융부문을 축소한다고 해서 당장 철수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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