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이달말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건전성 강화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근 가계부채가 1000조를 넘어서자 금융당국이 건전성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상호금융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여신 건전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마련해 이달 말에 발표할 방침이다.
이번 방안은 '풍선효과'로 과도하게 늘어난 제2금융권의 대출을 조이는 한편, 고액 세입자 대출 규제로 전세보다는 주택 매매를 늘려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다.
당국은 우선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농협 등 상호금융의 대출에 대한 규제에 나선다. 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출 자제 압력이 커지자 대출 수요가 이들 상호금융사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5억원 이상 토지담보대출은 외부감정평가를 받도록 해 담보 가치의 객관성 확보 및 과대 대출을 방지할 방침이다. 토지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최대 80%까지 조정해 과도한 대출을 억제할 예정이다. 토지담보대출 연체율은 6.67%로 전체대출 연체율(4.05%)보다 높은 편이다.
상호금융의 비조합원 대출 한도 축소도 추진되며 상호금융과 카드론 등 취약 부문의 잠재 위험 점검도 강화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제2금융권 토지담보대출 부문에 LTV 규제가 없어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상호금융의 비조합 대출 규제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올해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채 부담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대출 형태를 단기에서 중장기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각각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변동금리가 전체 대출의 90%인데 2016년까지 고정금리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새해 출시된 통합형 정책 모기지론인 '내집 마련 디딤돌 대출'은 연내 본격화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이하 무주택자로 생애최초 구입자인 경우 7000만원이하까지 확대된다.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주택바우처 제도 시범사업 대상도 97만 가구로 늘린다.
이와 함께 전세 보증금 6억원이 넘는 전세 주택의 경우,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보증서 발급이 전면 중단된다. 5억원 이상 전세 대출까지 중단 대상에 넣는 방안이 조율 중인데,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보증금 3억~4억원 이상 전세 주택의 경우 전세보증 한도를 기존 90%에서 액수별로 차등화해 최대 80%까지 제한하는 방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만기 상환이 가능한 중기 적격대출도 올해 처음으로 출시한다. 이 상품이 상용화되면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구조를 중장기로 분산하면서 가계대출 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금리 사전 제시를 통해 취급은행의 리스크를 완화해주는 금리제시형 적격대출 출시도 준비 중이다. 적격대출이란 만기 10년 이상의 고정금리 장기대출로 2012년 3월 출시 이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