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低물가…'디플레이션' 공포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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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디플레이션 국면 진입"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 경제의 저성장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유례없는 저물가 기조마저 이어지면서 사실상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출물가지수(2010년 100기준)는 91.21로 전월보다 1.9% 하락했다. 이는 5년8개월만의 최저수준으로, 수출물가는 7월(95.97)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해 결국 2008년 2월(89.07) 이후 최저 수준이 됐다.

수출물가 하락은 수출업체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져 국내 수출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또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수입물가지수(2010년 100기준)는 3년5개월만에 기준치(100) 이하로 떨어졌다.

10월 수입물가지수는 99.6으로 전월보다 2.4% 하락했다. 수입물가가 기준치를 밑돈 것은 지난 2010년 5월(99.81) 이후 처음이다. 수출입물가가 동반으로 큰 폭 하락한 데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데 기인했다. 지난 9월 평균 1087.35원에 거래됐던 원·달러 환율은 10월에는 평균 1066.8원에 거래되며 1.9% 절상됐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물가는 두 달째 0%대를 유지하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전년동기대비 2.5~3.5%) 수준을 한참 벗어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이 '일본식 디플레이션' 수준은 아니지만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근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사실상 디플레이션 상황에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국내 물가 하락이 환율 및 유가 하락 등 일회적 요인도 분명 존재하지만 여타 국가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주장하는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에 기인한 물가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5% 상승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하단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상승 요인으로 현재 기대인플레이션율(2.9%)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은 점 등을 꼽고 있다.

그는 "현재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상승률과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고 오히려 기대인플레가 물가상승에 후행하는 상황"이라며 "인구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물가가 큰 폭 오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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