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경상수지 20개월 흑자 행진 '明과暗'
[프리즘] 경상수지 20개월 흑자 행진 '明과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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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30억달러 달성 무난"…외환보유고 등 안정성 제고 
"원화 강세 지속 불가피…국내 주식시장 버블 부를 수도"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9월 경상수지가 20개월째 흑자기조를 이어가며 누적흑자 규모가 500억달러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은 이변이 없는 한 사상최대의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경상수지 흑자는 해외자금 유입과 원화 강세를 이끌어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65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56억8000만달러)에 비해 8억9000만 달러(15.7%)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59억1000만 달러)보다는 6억6000만달러(11.2%) 증가했다.

이로써 국내 경상수지는 지난해 2월(5억6000만 달러) 이후 2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87억9000만달러로 5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같은 기간(283억1000만 달러)의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당초 한은은 올해 사상최대 규모인 53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미 누적 흑자 규모가 500억달러에 달하면서 630억달러로 전망치를 올렸다.

정영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장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달성까지 140억달러정도 남았다"며 "현재 매월 50억달러 이상은 흑자를 시현하고 있어 올해 전망치 달성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경상수지 흑자를 시현하고 있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며 "외환보유액도 충분해 국내 시장이 대외적으로 안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는 한 원화 강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국의 개입도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내년까지 원화 강세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가 테이퍼링을 연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원화는 가파른 절상 속도를 보이고 있어 국내 수출산업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한은 관계자는 "원화 강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미뤄볼 때 국내 기업들의 비가격 경쟁력 요인이 많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 연구원은 "지금처럼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의 버블 가능성이 대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42일 연속 주식 순매수에 나서며, 사상최장 순매수 행진을 기록했으며,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한은이 발표한 경상수지 내역을 살펴보면, 9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증권투자의 유입초 규모는 전월의 14.4억달러에서 59.9억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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