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한국의 부(富), 부채로 이뤄낸 허울"
알리안츠 "한국의 부(富), 부채로 이뤄낸 허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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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한국의 부의 절반 가량이 부채에 잠식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알리안츠그룹은 25일 전 세계 50여개국 가계의 자산과 부채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인 '알리안츠 글로벌 웰스 리포트'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가계의 총 금융자산이 8.1% 증가했다. 이는 최근 6년 동안 최고 성장률이며, 연간 4.6%의 환율조정효과(2001~2011년)를 적용하고도 장기적인 평균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이는 증시 호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 유가증권 자산이 10.4% 증대되면서 전 세계 금융자산은 111조유로로 최고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 이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순금융자산은 연평균 14%씩 증가해 왔다. 이는 라틴아메리카와 같은 신흥국의 11.6%, 또는 동유럽의 11%보다 훨씬 앞선 것이다.

또한 1인당 평균 순금융자산은 2012년 말 3650유로로, 다른 신흥 경제국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 내에서도 부의 격차는 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나 인도네시아 등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은 아직도 1인당 순금융자산이 평균 1000유로 미만에 머물고 있는 반면, 한국은 서구 유럽과 비슷한 수준의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평균 1인당 순금융자산은 1만9180 유로에 달했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아시아지역 평균 보다 낮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의 순(純)부(富)는 2000년 이후 평균적으로 8.7%씩 증가했고, 지난해엔 10.9% 늘었다. 이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국가들의 지난해 평균 성장률인 16.7%, 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인 14.0%에 비해 낮은 수치다. 아울러 부채 증가율은 2011년의 8.8%에서 2012년 4.8%로 하락해 역내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90%대로 오르게 되면서 역내 최고치로 기록됐다. 이는 작년의 부채 증가세 둔화는 과거와 달리 전체 부의 절반 가량이 부채로 잠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 지역은 최근 강력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을 따라잡기(catch-up)에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1인당 부채 증가율이 자산의 증가율보다 빠르기 때문.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12년간 연 12.7%의 가계부채 증가율을 보여왔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12.7%였던 연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이 2008년부터 2012년에는 15.8%로 올랐다.

알리안츠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하이제 박사는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겪은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부채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며 "부채를 기반으로 한 성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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