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천안함 프로젝트' 돌연 상영 중단…왜?
메가박스, '천안함 프로젝트' 돌연 상영 중단…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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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다큐멘터리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7일 '천안함 프로젝트' 제작사인 아우라픽처스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22개 관에서 개봉 '천안함 프로젝트'를 7일 자정부터 상영중단하기로 했다고 아우라픽처스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상영을 중단하라는 보수단체의 협박이 일반 관객들에게 안전상의 위협을 준다는 이유로 메가박스 측이 상영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가박스는 이같은 결정과 함께 6일부터 예매한 고객에게 환불 조치를 시작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멀티플렉스 중 유일하게 메가박스에서 상영됐다. 때문에, 메가박스마저 상영을 중단함에 따라 더이상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이 영화를 볼 수 없게 됐다.

다만, 메가박스 기존 상영관 26개 중 경기도 다양성영화관으로 지정된 백석, 영통, 평택, 남양주점 등 4개 관에서는 상영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의 아트나인과 인디스페이스, 아트하우스 모모를 비롯해 전국의 예술·독립영화관 9개에서는 그대로 상영된다.

지난 5일 개봉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이틀 동안 메가박스 상영에 힘입어 관객 2천312명을 모으며 다양성영화 부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편, '연합뉴스'는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영화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이 "이윤 추구를 하는 거대 배급회사가 어느 누구의 압력에 의해서 관객이 잘 드는 영화를 내리기로 결정한건지 이해가 안 된다. 누구의 압력인지는 모르겠으나, 보수단체의 압력이라는 건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 압력을 행사한 집단이 있거나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그 사람은 바보짓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그런 짓을 하나. 21세기에 살고 있는 것이 맞나 의심스럽다.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이런 일이 어떻게 지금 벌어지나 싶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상영관이 줄었어도 계속 상영할 것이다. 영화관이 줄었는데,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빗발치는 요구가 있다면 공동체 상영으로 연결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을 다룬 다큐멘터리 '천안함 프로젝트'는 천안함 사건 당시 해군장교와 천안함 희생자 유족 등 5명이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개봉됐다. 

영화를 둘러싼 정치적인 논란으로 인해 상영 중이던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진 경우는 한국영화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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