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슈어 뱅킹, 실효성 크다
어슈어 뱅킹, 실효성 크다
  • 최정혜
  • 승인 2005.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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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관련 학술대회 류근옥 교수 발표

산업자본(보험)의 은행 소유는 실효성이 크다는 연구자료가 발표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생명을 비롯한 일부 보험사들이 은행을 자회사로 두는 ‘어슈어뱅킹(Assure Banking)’ 도입을 검토 중인 시점에서 ‘어슈어뱅킹’ 도입을 뒷받침하는 실증을 통한 연구로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자본(보험)의 은행소유 제한에 대한 국가별 제도비교와 타당성 검토’라는 연구 발표에서 서울산업대학교 류근옥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보험사가 산업자본의 지배 하에 있다는 이유로 은행 진출을 정부가 차단하는 규제는 잉여적”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에서 World Bank가 제공하는 53개국의 통계 데이터를 이용해 은행과 산업자본의 결합에 대한 규제의 차이가 금융시스템의 발달 정도에 영향을 주는지를 실증 분석했다.

실증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은행의 산업기업 소유를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금융시스템 발달에 장애가 되든지 아니면 잉여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규제도 은행의 시장 역할 및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은행과 산업자본의 결합을 제한해 금융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고 경제발전을 촉진한다는 명분의 규제는 오늘날 금융시장에서 잉여적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류 교수는 밝혔다.

사실 그동안 금융시장 전체의 건전한 발전과 자원 배분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은행과 산업자본은 반드시 차단돼야 한다는 철칙을 믿어왔던 것이 국내의 상황이었다.

그러나 금융겸업화로 도산 경험을 한 미국도 과거와는 달리 새로운 금융환경과 경제질서를 감안해 1999년 이후 금융겸업화를 허용했고 이제는 은행이 부동산 개발사업에까지 진출하려고 로비중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결합을 제한하는 많은 국가에서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지 않거나 사전 승인 하에 허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각국의 규제를 비교 검토해 봐도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것이 대다수 국가가 일반적으로 수용하는 통례는 아니라는 것이 류 교수의 주장이다.

류 교수는 “미국의 소유 제한이 불변의 진리라면 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이러한 제한 규제를 받아들이지 않는가를 반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실증분석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규제 차이와 금융발전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유를 제한(은행의 산업기업 소유 등)하는 규제가 오히려 금융발전에 저해가 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반발을 초래할 소지가 있는 어슈어뱅킹의 도입은 산업자본의 보험사를 통한 은행의 간접지배도 시도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삼성의 은행업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어서 ‘은행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라는 두 가지 가치를 놓고 여론의 첨예한 충돌이 예상된다.

최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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