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외환보유액 3300억弗 '코 앞'…적정 수준은?
1월 외환보유액 3300억弗 '코 앞'…적정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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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째 '사상최대'…"시장불안 대비 충분히 쌓아야"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외환보유액이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커질수록 외환시장 안정과 대외 신인도 제고에 기여할 수 있으나 관리비용에 대한 부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적정 수준을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말 국내 외환보유액은 3289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해 8월(3168억8000만달러)부터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3300억달러 수준에 육박하는 국내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이같은 논란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도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외환보유액은 당장 외환이 부족할 때를 대비해 국가가 쌓아두는 자금으로 일종의 '비상금' 형태로 볼 수 있다. 주로 안전자산으로 인정되는 달러, 유로, 엔 등의 현금이나 채권, 금 등으로 쌓아두며, 외환보유액은 많을 수록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외환보유액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도가 형성됐다. 당시 국내 외환보유액은 불과 300억달러 안팎이었다. 어느 나라에서도 국내 부채를 상환하지 않았고 돈을 빌려주지도 않았다.

현재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외환보유액의 적정선은 3000억달러 안팎으로, 국내 외환보유액은 이미 적정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평이다. 국제통화기금 IMF가 권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 기준에도 부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제통화기금(IMF) 내 정책 평가기구인 독립평가실(IEO)은 내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외환 보유 수준이 '부채 규모에 비해 적정한 수준'"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현재(12월말기준) 동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이 3조3116억달러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은 1조2681억달러로 2위, 우리나라는 브라질의 뒤를 이어 세계 7위(327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는 만큼 관리 비용이 비례해 늘어난다는 점이다. 또한 최근과 같은 환율 하락 추세에선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외환보유액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수준에 비해 다소 과도한 수준일 수 있다"며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로화, 금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한은도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변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국내외 환경은 외환보유액의 완충 역할이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환율전쟁 등 외환시장의 불안정성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대비해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아놓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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