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포괄적 대책 마련"…韓-日 '환율전쟁' 신호탄?
당국 "포괄적 대책 마련"…韓-日 '환율전쟁'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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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건전성 3종세트外 추가대책 준비"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일본중앙은행(BOJ)이 아베정권의 뜻에 따라 무제한적 금융완화 정책 시행에 나서면서 한-일 환율전쟁이 격화될 조짐이다.

23일 서울 환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오른 1063.5원에 출발해 전날보다 3.9원 오른 1066.2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고 엔화 약세가 조정을 받으며 상승 마감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엔화가 조정을 받은데다 이날 당국자가 구두개입에 나서는 등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원화도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 하락은 여전하고 일본은행이 무제한적 양적완화에 나선 만큼 환율은 추가적으로 낙폭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일본은행은 금융정책회의를 갖고 물가 상승 목표치를 1%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내년부터 무기한 자산매입에 들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이는 '무제한 금융완화'를 통해 경기 회복을 꾀하는 아베 정권의 의중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다.

일본은행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양국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우리 정부도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하락에 따른 추가 외환규제 방안에 대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언급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시에 따른 경제충격 완화를 위해 그간 심도있게 논의해왔다"며 "외환거시건전성 3종 세트 뿐만 아니라 좀 더 포괄적인 신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토빈세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지현 유진투자선물 연구원도 "토빈세는 인수위에서도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국이 배제할 순 없지만 당장 실현하기엔 불가능하다"며 "기존 외환 건전성 3종세트를 강화하고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정부 규제안이 '당장' 나올 가능성은 적다는 견해다.

그는 "박 장관이 바로 규제책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구두에만 그친 것은 중장기적으로 플랜을 내놓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며 "현재의 환율 변동 수준은 시장이 감내할 만한데다 당장 규제책이 나올 개연성이 크지 않고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직후 규제안을 내놓는 것도 모양새는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정부의 구두개입은 있어왔다"며 "박 장관의 발언은 수위가 다소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시장에서는 박 장관의 발언에 크게 개의치는 않는 분위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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