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판매 급증…보험업계, 부작용 우려
방카슈랑스 판매 급증…보험업계, 부작용 우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 수수료 수익에 집중…'생보 빅3' 초회보험료 증가폭 400%대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예대마진 급감, 각종 수수료 규제 등으로 '먹을거리'가 줄어든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불완전 판매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0월 누적(2012년 4~10월) 초회보험료는 14조37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25.7% 급증했다. 채널별로는 방카슈랑스 채널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방카채널로 들어온 초회보험료가 10조7852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69.4% 급증한 것.

이는 회사직급(-10.9%), 설계사(141.7%), 대리점(135.3%) 등 다른 판매채널의 증가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빅3 생보사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회사별로는 KDB생명이 2535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977.78% 폭증했으며,  이어 삼성생명이 2조2871억원으로 594%, 교보생명은 1조0056억원으로 476.21%, 한화생명이 1조368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2.18%나 급증했다.

이어 알리안츠생명은 4966억원으로 290.78%나 증가했고, KB생명이 4241억원으로 226.05%, 흥국생명이 5520억원으로 224.18%, 신한생명이 3847억원으로 127.1% 늘어났다. 동양생명, PCA생명, IBK연금, BNP파리바카디프생명, 하나HSBC생명 등도 11.3~82.2%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AIA생명은 75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80.88% 감소했으며, 메트라이프생명과 ING생명도 각각 57억원, 58억원으로 68.72%, 66.09% 줄어들었다. 이어 라이나생명 -61.98%, 현대라이프 -34.6%, 동부생명 -26.05%, 우리아비바생명 -25.83%, 미래에셋생명 -24.05% 등 순이었다.

이는 은행들이 방카슈랑스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기준금리 동결 등으로 인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예대마진이 줄어든 데다, 중소기업 대출 관련 수수료 일부 폐지 등 각종 수수료 규제로 수익이 줄어들자 은행들이 방카슈랑스를 돌파구로 삼은 것이다.

실제로 은행들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보험사에서 거둬들인 수수료는 전년대비 큰폭 증가했다. 이상직 민주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은행권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은 45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00억여원보다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입은 9000억여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 말 6081억원, 2011년 말 7204억원보다 2000~3000억원 가량 더 많은 수준이다.

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 불안으로 펀드 판매도 부진해 수익을 올릴 부분이 많지 않다"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 방카 수수료 수입이 급증했고, 올해 방카 비중도 추세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도 "일부 외국계 은행은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비중이 25%를 넘어 상품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며 "해당 상품을 또 집중적으로 팔기 위해 비중이 25% 밑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생보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방카슈랑스 실적이 증가하면 은행에 지급할 수수료가 많아지고 채널별 불균형 심화 등 불안요인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불완전판매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 관련 민원이나 불완전판매 신고는 판매처가 아닌 보험사로 집계된다. 판매처인 은행은 판매 후 매월 보험사에서 수수료를 받을 뿐 판매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게다가 은행의 과도한 보험판매로 보험사들이 수수료로 지급해야 할 돈이 증가하게 되면 보험사의 역마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크는 보험사가 부담하고 수수료 수입만 챙기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방카슈랑스 등 모든 채널의 모집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부실계약 등의 위규사항이 나타나는 경우 중점 검사사항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