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융규제 시행 논의 시사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조심스럽지만 침체된 주택시장이 바닥을 탈출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15일 권도엽 장관은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1990년대부터 보면 주택경기가 어려울 때 나타나는 수축기가 가장 길었을 때도 37개월이었다"며 "최근 경제 사이클이 더 짧아지고 있어 34개월 정도 수축기가 지속돼 바닥을 탈출할 때가 다가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경기 사이클이 1990년대보다 짧아진 것이나 '버블 세븐' 등의 집값이 크게 떨어진 점 등을 바닥 탈출 전망의 배경으로 제시하며 "주택시장은 국민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9월24일(9.10대책 시행기준일) 이후 시장이 조금 변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이 정상화되면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등 최근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사회적 이슈들의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될 수 있다"며 "국회에서 해결할 일이 있고 대통령령으로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분양가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2년간 부과 중지 등 집값 급등기에 시행한 규제들을 완화하는 정부 법안이 올라와 있다.
추가 대책에 대해 권 장관은 "지금까지 발표된 정책이 어떤 성과로 나타날지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순서"라며 "현재로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세제개편 등 법 개정뿐만 아니라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나 금리조정 등 금융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라고 말해 추가대책에 대한 논의가 정부 내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권 장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수자원공사 등 산하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에 대해 "공기업 부채 역시 본질은 건설경기와 관련이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사업 우선순위, 수익성을 살펴 사업조정과 구조조정으로 경영을 효율화해 비용은 줄이고 해외사업 등 수익성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다시 언급되고 있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동남권 신공항은 지난번 검토 때 타당성이 없어 백지화했고 지금은 김해공항 불편 해소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며 "김해공항에 활주로 하나만 더 추가하면 2030년대 후반까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이 내년 5월부터 공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렇게 되면 연간 6500만명까지 소화할 수 있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올해 50년 만에 처음으로 태풍이 4개가 지나갔고 기상관측 후 처음으로 3개가 연이어 올라왔지만 4대강 주변에 침수 피해가 없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해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