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 전셋값' 역전현상…수급불균형 탓
'매매가 < 전셋값' 역전현상…수급불균형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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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방 아파트서 기현상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지방 일부 아파트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7월 경북 포항시 장성동 롯데 낙천대 아파트 전용 85㎡ 5층은 1억39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달 동일 단지, 같은 평수에 4층 아파트는 1억4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같은 조건의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100만원 더 비싼 것이다. 수요자 선호가 낮은 1~2층에서도 역전 현상이 목격된다.

같은 달 포항 두호동의 산호녹원맨션 85㎡ 2층은 9500만원에 팔려나간 반면 같은 면적 9층은 1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경북 구미시 구포동 성원아파트 60㎡도 같은 달 실제 매매가가 8000만원(1층)으로 전셋값 8300만원(13층) 보다 낮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 탓이라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일부 지방에서는 전세 수요가 꾸준한 반면 공급이 매우 모자라기 때문"이라며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집주인은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들은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데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어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방과 비교해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도권에서는 가격 역전현상이 벌어지기 어렵다. 하지만 1~2인 가구가 몰리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소형 아파트 등에서는 전셋값이 매매 시세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구로동 하나세인스톤1차 오피스텔 55㎡는 전세 시세가 1억1500만원으로 매매 시세(1억3500만원)와 불과 2000만원 차이다. 경기 군포시 B아파트 59㎡는 매매가 1억1000만원인데 반해 전셋값은 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어 집주인이 높은 임대료로 보상을 받고 싶어 한다"며 "전세가 품귀라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어서 원래 가치보다 전셋값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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