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하우스푸어' 대책 첫 테이프…경쟁사 '머뭇'
우리금융, '하우스푸어' 대책 첫 테이프…경쟁사 '머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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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심화 '우려'…"은행권 공동으로 나서야"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우리금융지주가 국내 금융권 최초로 하우스푸어 대책을 발표했다. 여타 금융사들도 우리금융의 '세일 앤드 리스백(Sale&Lease Back)'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형평성 논란 등을 이유로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 "이르면 이달 시행"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900억원대 규모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세일앤드리스백을 시행한다. 이는 은행이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신탁 형태로 맡고 집주인은 임대로 살면서 목돈이 생겼을 때 집을 되찾게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집값 하락 리스크를 금융사가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신탁에 맡긴 선순위 수익증권을 은행이 갖고 있어 이보다 집값이 더 떨어지면 은행은 손실을 보게 된다.

또한 집 없는 서민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특히 새누리당이 공적펀드를 조성해 하우스푸어 집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는데 대한 논란도 있다.

국민은행이 검토 중인 '담보물 매매중개지원 제도'도 과제가 많다. 이는 담보로 잡은 아파트가 연체로 경매 위기에 처하면 세입자가 우선 매입하도록 주선하는 제도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생색내기'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깡통주택' 경매를 3개월간 유예하는 '주택경매유예제도'도 효과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5년 만에 이 제도를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매를 미룬다고 매물이 제대로 소화될지는 의문"이라며 "경매로 넘어가는 집은 경매절차가 예고되며 매각을 추진했는데도 안 팔린 경우가 많다. 또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 경매가보다 비싸게 집을 살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은행장들 "검토는 하겠지만..."

시중은행들도 하우스푸어 구제책 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이 시행하는 '세일앤드리스백'의 경우 전면 도입을 검토하려면 집값 하락 위험 등 선결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요 은행장들도 전날 금융당국 주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민금융상담 대행사'에 참석해 세일앤드리스백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세일앤드리스백에 대해서는 깊히 고민해 보지 못했고 앞으로 상황에 따라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신충식 농협은행장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권 전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일앤드리스백의 기본 목적이 수익성이 아닌 '하우스푸어 지원'이라는 점에서 개별 은행이 나서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세일앤드리스백에 대해)검토는 하고 있지만 일단 보류한 상태"라며 "전 금융기관이 새로운 펀드를 구성하거나 다른 전담 금융기관이 맡아서 하는 등 대대적으로 나서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세일앤드리스백 도입 등 하우스푸어 구제책에 재정을 투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006년 이후부터 2010년까지 주택 가격이 35%가량 올랐고 2009년부터의 하락폭은 2~3%포인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정까지 투입해 해결할 사안은 아니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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