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저축銀 정상화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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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저축은행 속속 영업재개…"정상화보다 생존이 문제"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잇따라 인수한 과거 '부실 저축은행'들이 좀처럼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저축은행들이 올 상반기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공격적으로 영업전선에 뛰어들기도 어려워 정상화 과정에서의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신한·하나, 상반기 '적자'

11일 각 금융지주사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4곳은 우리금융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손실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하나저축은행. 올해 상반기 1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은 하나금융지주가 지난해 영업정지 된 제일2·에이스저축은행을 지주사에서 인수해 지난 2월 출범시켰다.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1월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해 문을 연 신한저축은행 역시 상반기 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40.87%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자산건전성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KB금융지주가 제일저축은행을 흡수해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KB저축은행의 경우 2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36.18%로 높은 편이다.

반면 우리금융지주 산하 우리금융저축은행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1억4000만원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작년 3월 출범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영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정상화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 서민상품마저 은행으로 집중

문제는 저축은행업계의 먹거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경영 정상화에 앞서 생존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현재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대출보다 예금이 많아 역마진(손실)을 피하기 위해 수신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수신금리는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렸지만 최근 서민 대출상품까지 은행에 몰리면서 저축은행들이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저신용·저소득자를 위해 연 10%대 금리의 '우리희망드림 소액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지난달 연 10%대의 '신한새희망 드림대출' 및 '행복드림롬II' 상품을 각각 출시했다.

반면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신용대출을 거의 취급하고 있지 않다. 정부 지원 대출상품인 햇살론 정도를 취급하거나 신용대출 상품도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나마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은행-저축은행간 연계영업을 허용했지만, 지주사의 건전성 기준을 맞춰야 하는 저축은행들로서는 신용대출 확대에도 애를 먹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사라고 해도 리스크 관리를 하려면 상환능력이 낮은 저신용자들에게 담보대출 아닌 신용대출을 10%대 중반 금리로 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부터 우리금융지주가 추가 인수한 옛 솔로몬저축은행, 하나금융 계열 하나저축은행이 인수한 한국저축은행도 영업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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