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시장의 몰락?…회복 가능성 '기대난'
파생상품시장의 몰락?…회복 가능성 '기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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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 거래대금 2월比 1/17…"사실상 '몰락'" 평가도

[서울파이낸스 장도민기자] 올 초 이후 ELW 거래부진 현상이 계속되면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사실상 '몰락했다'는 극단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회생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23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18조7000억원에 달했던 일평균 ELW 거래대금은 한 달 뒤인 3월 4조3000억원으로 77.1% 급감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현재(23일 종가 기준)는 1조916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년만에 무려 1/17 수준까지 시장이 축소된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무분별한 투자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고강도 규제가 영향을 미쳤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기본 예탁금을 1500만원 수준으로 인상해 개인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였으며 지난 3월에는 LP의 호가 제출을 제한했다.

소액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LP가 호가를 과도하게 제출해 시장 가격을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상장심사 기준이 강화돼 증권사 별로 월 1회 이내로 발행이 제한되기도 했다.

하지만 ELW 시장자체가 급속히 쪼그라들면서 당국의 규제강도가 지나쳤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계 금융사들도 정부 규제를 이유로 국내 ELW시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골드만삭스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 등이 ELW시장에서 철수 했으며, 앞서 지난해에는 SC증권과 UBS증권, 도이치 증권이 시장을 떠났다. 현재는 JP모간 마저 철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메릴린치만이 잔류를 확인했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재 본사에서 국내 파생상품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적극 설득하고 있지만 파생상품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평가는 냉정한 편"이라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ELW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의 이탈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ELW의 경우 헤지수단으로 활용되는데 이는 결국 지난해 말 출범해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활동범위마저 제한할 수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 업계를 대변하는 금투협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추락한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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