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총파업 동력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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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파업 계획 변화없다"
'KB-우리' M&A 무산으로 명분 약화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총파업을 나흘 앞두고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니다.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 매각 예비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26일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KB금융의 우리금융 입찰 불참으로 우리의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경남·광주은행의 독자생존 민영화를 이루기 위한 투쟁과 농협에 대한 불법적 MOU를 폐기하기 위한 투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박병원 은행연합회장(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이 김문회 위원장을 만나 총파업 자제를 요청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B금융이 우리금융 입찰을 포기했지만 금융노조의 쟁의 행위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에 따른 것이므로, 총파업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금융노조 측은 "금융노조가 예고한 30일 총파업 동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개별 지부마다 현안에 따른 온도차도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후7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5만여 조합원이 참가하는 총파업 진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러나 각 지부의 분위기는 금융노조와의 설명과는 반대로 흐르고 있다. 총파업 찬반투표를 한 이달 초보다 열기가 확연히 떨어졌다. 일부 시중은행 노조는 최소 인원만 파업에 참가하기로 한 상태다.

KB금융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인수전 불참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노조들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총파업을 주도한 양 은행 지부는 겉으로는 아직 파업 동참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날 상임·비상임 간부 전체회의를 열고 참여 수위를 논의하는 등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KB지주가 우리금융 인수를 포기하면 노조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독려할 명분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임단협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에 파업에 불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노조도 총파업 참여라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총파업은 임단협 결렬과 농협 사업개편 등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농협 노조는 우리금융의 매각 여부를 떠나서 총파업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허권 농협 노조위원장은 "관치금융을 시도하려는 농협 MOU 체결을 철폐하지 않는 이상 파업 기조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김국환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산별 교섭에서 임단협이 최종 결렬됐기 때문에 총파업에 불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일부 참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노조도 최소 인원만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의 총파업으로 인한 혼란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27일 우리금융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 파업 동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고객 불편이 없을 수는 없지만 최악의 '금융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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