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은퇴시장 선점 경쟁 '후끈'
은행권, 은퇴시장 선점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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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정 근퇴법 앞두고 준비작업 '한창'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은퇴자산 유치를 노리는 시중은행들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712만명(2010년 기준)에 달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가 시작되며 퇴직금 등 뭉칫돈과 함께 은퇴 이후 매월 받는 연금까지 흡수하기 위해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26일부터 개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이 적용되며 은퇴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개정 근퇴법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도입, 퇴직금 중간정산 금지 등 퇴직연금을 실질적으로 노후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은퇴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하고 은퇴연구 조직 신설, 관련 서비스와 상품 출시 등 은퇴시장 공략에 다양하게 나서고 있다.

우선 국민은행은 오는 8월 말까지 '신(新) 은퇴설계시스템'을 개발해 영업점과 인터넷, 모바일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 산하 은퇴연구소 설립도 준비 중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3월 은퇴설계팀을 발족한 바 있다. 또한 은퇴설계서비스의 대중화를 위해 이달 말까지 1200여개에 달하는 영업점에서 직원 한명씩을 선발해 '은퇴설계리더'로 양성한다.

지난 1월 은퇴연구팀을 신설한 신한은행은 은퇴를 준비하는 30~40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적정 은퇴자금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각 영업점에 구축된 은퇴설계시스템인 'S-솔루션'을 통해 현재 소득·연령 등을 종합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산출하는 것이다.

또 이 은행은 24~59세 고객을 대상으로 '골든 에이지를 위한 고객 가이드 전자책(e-book)'도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은퇴 뒤 노후 자금 마련과 자산관리를 위한 상품인 '100세 시대를 위한 연금펀드' 7종을 출시했다. 연금펀드란 10년 이상 납입 시 55세 이상부터 주기적으로 수령하는 펀드로 장기적립식 투자를 통한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대표적 상품이다.

특히 이 상품에 연간 400만원 한도로 가입할 경우 과세표준에 따라 26만4000원에서 167만2000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연금펀드 소득공제를 최대로 받으려면 연간 최소 2분기 이상은 납입을 해야 한다.

지난 2010년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은퇴시장 태스크포스팀(TFT)을 신설하며 '출사표'를 던진 하나은행은 올 초 리테일사업부에 은퇴설계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전임 행장이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은퇴사업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김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간담회에서 "은퇴시장보단 '행복디자인시장'이란 말이 더 적절하다"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재무 설계뿐 아니라 고객의 노후 행복을 디자인해 성공적인 인생 3모작을 도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나은행 고객은 각 영업점에 설치된 은퇴설계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고,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현재 재무 상태를 토대로 은퇴 시 부족자금 산정 및 적절한 상품 추천을 받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퇴설계를 체계화하기 위해 단계별 은퇴 준비 프로그램을 마련해두고 있다"며 "기존에 은퇴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증권사와 보험사에 이어 은행권에서도 올 하반기부터 영업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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