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어린이펀드, '어린이 날' 전용상품?
증권사 어린이펀드, '어린이 날' 전용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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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유인책 전무…반짝 이벤트 뿐 
업계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 필요"

[서울파이낸스 한수연기자] 교육비 마련 및 어린이들의 경제관념 제고 차원에서 도입된 어린이펀드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린이펀드에 대한 유인책이 없어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총 29개 어린이펀드는 유독 5월에 전달대비 유입금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날 선물로 어린이펀드 가입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시기상 펀드운용사와 증권사에서도 관련 마케팅을 보다 활발히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의 경우, 4월에만 총 863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던 어린이펀드는 5월 들어 96억원 순유입세로 전환됐다. 그러나 6월 들어서는 다시 277억원 순유출로 돌아섰다. 지난해 4월 어린이펀드 순유출액 규모는 총 33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5월 들어 그 규모는 총 5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투자자 입장에서 어린이펀드만의 '매력'을 찾기 힘든 탓으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컨설팅 담당자는 "어린이펀드가 미래 교육비 경감 및 어린이 교육 측면에서 출시됐지만 실제 혜택은 일반 적립식펀드와 차이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세제혜택을 주는 등 어린이펀드만의 장점이 있어야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단적으로 개인연금은 5년 내 해지 시 해지수수료가 붙는 대신 유인책으로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데 어린이펀드는 중도해지수수료가 없어 환매불이익은 적은 데다 장기투자 독려만 할 뿐, 유인책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어린이펀드가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혜택으로는 증여세비과세 뿐이다. 만 19세 이하는 1500만원까지, 20세 이상은 3000만원까지 증여세를 면제해준다. 그러나 이 혜택은 어린이펀드 뿐 아니라 자녀명의로 된 모든 종류의 펀드에 적용된다. 세금혜택 측면에서 어린이펀드만의 장점은 없는 셈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어린이 펀드에 대한 다양한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영국의 어린이펀드인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hild Trust Fund)'와 미국의 교육비 마련 금융상품인 '529플랜'의 경우 가입자에 소득세와 증여세를 면제해준다. 특히 '529플랜'의 경우 증여세 및 재산세 혜택이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어린이펀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국내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출산시기는 늦어지고 평균수명은 길어지다 보니 자녀교육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퇴직연금과 어린이펀드를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기본적으로 자녀 미래를 위한 장기투자를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해나갈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수익률에 집중하기 보다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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