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HSBC 고용승계로 勞勞갈등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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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및 직급차 해소 '난제'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산업은행이 홍콩상하이은행(HSBC) 11개 지점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HSBC 직원 고용승계 여부로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HSBC 서울지점 11곳의 개인금융사업 부문에 속한 자산인수에 대한 협상을 마치고 양해각서를 교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HSBC 직원 정규직과 계약직 전원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100% 고용승계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산업은행 노조는 HSBC 측 주장을 여과없이 받아들이면 기존 직원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두 은행간 협상이 지연된 이유도 HSBC가 100%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인수 주체인 산업은행은 어렵다는 반응을 보여 왔기 때문. 산은 노조 관계자는 "산은에도 기업문화, 내부 지침과 고용 규정이 있는데 인력을 그대로 승계할 수는 없다"며 "제로베이스로 다시 면접을 치러야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산은 내규인 만큼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정규직은 정규직, 계약직은 계약직으로 전원 고용승계는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산업은행과 HSBC의 직급·연봉 차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산은 관계자는 "HSBC가 산은보다 연봉이 높고 승진도 빨라 같은 나이에서 HSBC 쪽 직급이 더 높다"며 "이를 여과없이 받아들이면 직원들이 이반 현상과 자괴감 등으로 업무를 보는 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산업은행에서 30대 후반인 직원은 보통 과장급이지만, HSBC에서는 팀장이나 부지점장급인 경우가 많다. 다만 이날 체결한 MOU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고 이후 4주 정도의 실사를 거친 뒤 합의 내용은 일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내용이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편, 산은은 향후 HSBC의 리테일 자산과 수신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오는 상반기 안에 인수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이번 HSBC 인수는 인수합병(M&A)이 아닌 자산양수도(P&A) 방식으로, 실체가 있는 법인 인수가 아닌 개인금융사업 부문의 자산·부채 일부만 인수하게 되며 산은에 법적인 고용 승계 의무는 없다.

산은은 이번 HSBC 인수로 총 76개 점포망을 갖추게 되며, 내년까지 135개로 점포를 확충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산은은 소매금융을 강화해 민영화 대비 기반 다지기에 나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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