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동산PF 대안찾기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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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
KB·하나금융, 하반기께 대안 마련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유승열 서미선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부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금융-부동산을 융합한 새로운 수익모델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기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로는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부동산의 효율적 관리는 물론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른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PF로는 돈 못번다"...주택 운영형 사업 눈길

부동산PF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PF대출잔액은 32조1000억원으로 지난 3월말(36조5000억원)에 비해 4조4000억원 줄었다. PF대출이 가장 많았던 2008년말(52조5000억원)에 비하면 20조4천억원 감소했다.

은행들은 신규 PF대출을 거의 중단한 상태이며, 사실상 만기 상환만 이뤄지고 있다. PF 대출만으로는 부동산 관련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게 된 셈이다.

더구나 올해 부동산 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012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경제불확실성 지속과 대출규제 강화로 약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은행, 보험사 등 국내 금융사들은 부동산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익모델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공모 및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위험을 분산하거나 부동산 보유자에게 신탁 수익권 등을 발급한 뒤 부동산을 개발 운용하는 유동화 방식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부동산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유동화를 포함한 주간사 업무, 부동산 매매 및 자산관리 업무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부동산 금융업무, 또는 부동산 유동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손정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PF대출 사업은 더이상 어렵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새 수익원 확보와 리스크 관리까지 겸할 수 있는 부동산금융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처럼 금융기관이 투자 펀드나 공모 등을 통해 건설 초기부터 일부분 관여하는 방식으로, 분양형에서 운영형 상품을 섞어 수익원은 물론 리스크 관리까지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 TF팀 구성, KB금융 부동산금융상품 출시

이에 하나금융지주는 부동산금융을 통해 기존 담보대출 위주의 PF대출 방식에서 탈피한다는 전략이다.

지분 참여 등을 통해 직접 부동산 산업에 뛰어들어 건설-소유-운영, 관리 등 전단계를 수직 계열화해 전방위적으로 관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 기업금융그룹,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다올신탁, 하나다올자산운용, 하나대투증권이 참여하는 부동산금융 대안모델개발특별팀(TF)을 만들었으며,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대응전략을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의 부동산 부문을 분리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생보사의 경우 부동산 투자 규모가 큰 데다, 부동산 투자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삼성생명의 부동산 투자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3조6962억원에 달한다.

해외의 경우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요 거대 기업 중 보험사를 자회사로 둔 그룹이 많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현재 AXA, ING 등 해외 유명 생보사들이 부동산 전문 투자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부동산의 자산관리를 전문화하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삼성그룹 차원에서 부동산 산업의 구조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어윤대 회장이 신년 인사회에서 "올 하반기부터 엄청난 부동산 금융 상품이 나올 것"이라며 부동산금융 융합 프로덕트를 소개한 바 있다. KB금융은 삼성생명이나 하나금융과는 달리 부동산 개발사업에 참여하기보다 부동산관련 정보 제공이나 맞춤형 부동산금융상품 개발 등 자산관리 서비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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