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외환시장 '쥐락펴락'…향후 시나리오는?
유로존, 외환시장 '쥐락펴락'…향후 시나리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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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00원대 돌파 가능성 
"유로존 붕괴 가능성은 희박"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원∙달러 환율이 유로존 변수에 일희일비하며 급등락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향후 외환시장 역시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 거론되며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5원 내린 1154.3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116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이탈리아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10원 이상 급락해 1150원 중반대에서 마감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날 환율하락을 추세전환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지난 주를 비롯해 한 달여간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른 만큼 단기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달 말까지만 해도 1100원대까지 떨어지던 환율은 지난 최근 한 달 동안 50원 넘게 올랐으며 6일간 무려 30원가량이 치솟았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국내 펀더멘털로만 따지면 원화 가치는 상승해야 하지만 유로존의 이슈들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탈리아의 3년물 국채금리는 유로존 출범 후 최고 수준인 8.13%로 입찰됐으며, 유로존 내 최고등급(AAA)을 자랑하던 프랑스와 벨기에는 각각 등급전망에 부정적인 의견이 제시되거나 등급이 한 단계 강등되면서 국채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경제규모가 크고 건전성이 양호한 국가들 마저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와 벨기에, 나아가 독일까지 전이될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유로존 붕괴' 가능성에 대비, 대책마련에 들어갔으며 국내 금융권은 건전성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에 대손충당금과 준비금을 늘릴 것을 주문하고 원화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 연내에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전문가들도 유로존 붕괴가 현실화 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져들 것이며, 이 시기에는 당국의 개입도 '무용지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시장충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며 환율의 1200원대 돌파는 당연하다"고 전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향후 돌발 악재가 나온다면 1170원대 진입은 시간문제"라며 "이탈리아를 넘어 프랑스, 독일의 악재가 거론되기 시작해 유로존 전체가 흔들린다면 환율은 1200원대로 직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당국은 외환시장 개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연구원은 "1150원대를 돌파했을 때,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의 속도조절성 매도개입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환율의 일일상승폭 측면에서 볼 때는 급등세로 보기에는 어려운 수준이었다"며 "1200원선의 가시권에 들어오는 때까지 정부 개입은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 붕괴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는 얘기다. 

변 연구원은 "유로존 붕괴 문제가 대두되고는 있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며 "이번 주에 연이어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추이를 좀 더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도 서울 팔레스 호텔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이미 상당부분 디레버리징이 진행돼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위기로 진행하지 않는 한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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