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담보인정비율 낮아 고객 몰려
최근 저축은행들이 아파트담보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담보대출은 시중은행들이 독식하다시피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으나 은행들의 담보인정비율이 60%로 제한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저축은행들의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아파트담보대출이 담보인정비율에 제한을 받으면서 담보가의 80∼85%까지 대출해주는 저축은행으로 고객이 몰리고 있다.
이에 한국저축은행은 올 초부터 공격적인 아파트담보대출 영업을 시작해 연말까지 실적이 2천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2순위 담보대출만을 취급하는 소극적인 영업으로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각 지점에 홍보물을 대대적으로 설치하거나 영업망을 가동해 본격적인 아파트담보대출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영업으로 서울의 한 저축은행은 1순위 담보대출이 총 여신의 92% 이상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담보가의 50%선 밖에 대출을 받지 못함에 따라 결국 다른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이 타 금융권에서 추가로 대출을 받지 않고 처음부터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런 고객들의 상당수는 사업운영자금 등 단기간으로 사용하기 위한 경우라서 금리에 민감하지 않은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다른 여신에 비해 소액으로 다수 고객에게 대출이 이뤄져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마진이 작아 ‘박리다매’를 해야 하므로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는 게 저축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파트담보대출 영업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아직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담보대출은 이윤이 적게 남아 영업인력을 확충할 만큼 시장성이 있는 지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아파트담보대출의 금리는 보통 연9.5∼13%정도. 조달금리를 감안하면 예대마진이 4.5%로 가정했을 경우 대손비용이나 인건비 등 관리비 3%를 빼면 1.5% 정도가 이익으로 남는다. 여기에 대출금액의 1%(신용조사 수수료)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데 여기서 얻은 수익은 대출 영업 에이전시에게 0.5∼1% 정도 지급된다. 따라서 저축은행이 얻는 수익은 극히 미비하다.
결국 아파트담보대출은 건당 수익이 작기 때문에 은행처럼 대출 물량을 늘려야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규모 및 현재 저축은행의 여건상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저축은행들이 아파트담보대출 시장을 주 수익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아파트담보대출의 경우 안정적인 담보물을 확보해 위험에 대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위험을 분산시켜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이란 것이다.
다만,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하락할 경우 저축은행들의 담보인정비율이 높아 이로 인해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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