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판 삼성전자, 씁쓸한 성적표
한눈판 삼성전자, 씁쓸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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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반도체 지수 하락 등 반도체 업황 환경 '불리'
기존 반도체 사업 비중↓…타 산업 투자 '악순환'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글로벌 반도체업종 지수의 조정기간이 길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연초 나스닥지수를 상회하던 삼성전자의 가치는 최근 크게 떨어져 나스닥지수는 물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보다 크게 밑돌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 2000년 12월 이후 최고의 주가수준을 구가하고 있다. 10년만에 최고치 수준에 달하면서 30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시장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필라델피아지수가 나스닥시장지수를 하회했던 기간은 8개월에 달한다.

현재 지수는 2007년도인 전고점은 물론이고 2001년도 고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반도체업종의 시장소외가 미국의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종 1위이자 세계 반도체 업종 2위를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상황은 더욱 암담하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2월을 제외하고는 내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월에는 100만원 시대를 열었다며 축포를 쏘았지만 현재는 90만원선을 지키기에도 버겁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반도체 2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도리어 반도체업황지수만도 못한 것은 삼성전자의 수익구조상 반도체업황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가전 및 미디어 부문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보고있다.

또 삼성그룹 내 캐쉬카우역할을 삼성전자가 도맡다보니 과도한 투자비용의 지출에 따른 투자대비 저조한 성과가 그대로 주가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투자활동현금흐름 액수는 17조원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9년에 12조원대와 비교하면 상당한 액수의 투자가 증가한 셈이다. 이같은 투자액 증가는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지난달 30일 삼성전자가 태양광사업 부분을 삼성SDI에 이관한다고 발표하자 삼성SDI의 주가는 투자비부담 우려로 11.47%나 떨어졌다.

미래성장성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투자 중 상당부분은 기존의 업황이나 업종이 아닌 태양광전지와 바이오의약품 등 현재까지는 미래가치를 확신할 수 없는 사업의 투자다. 그러다보니 투자대비 수익성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게 투자자들의 고충이다.

또 삼성전자는 2007년 상반기 이후에는 전혀 그런 자사주매입이나 그에 따른 소각의 공시가 없다. 열심히 벌어서 투자하는데 집중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그만큼 주주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증가한 투자부분의 회수여부와 추가 투자여부까지 검토하면서 시장의 수급인 펀드의 동향까지 동반분석해야 향후 시세전개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투자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주가향방을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KTB투자증권도 지난달 31일 열린 투자장터에서 "클라우딩 컴퓨팅 서버 증가로 서버용 DRAM의 가격이 견고하고 태블릿PC증가로 NAND 플래시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모두 이 같은 흐름의 수혜를 입겠지만 상승여력은 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지른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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